특종개념 벗어나 사회적 사명 중시
한국사회 곳곳에 민주화가 정착되던 90년대 한국기자협회가 제정한 ‘이달의 기자상’은 급변하는 언론환경에 기자들의 발 빠른 적응을 돕는 한편 시상부문의 전문화를 통해 새로운 언론환경 창달에 앞장섰다.
기협은 그동안 한국기자상을 통해 연 1회 우수한 기자들과 보도 내용에 대해 시상해 오던 것을 강화하기 위해 90년 9월 ‘이달의 기자상’을 신설했다. 90년 10월 26일자 기자협회보에 실린 ‘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에 따르면 “이달의 기자상 제정은 기존의 보도비판활동이 갖고 있는 일정한 한계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며 “속보성을 위주로 하는 기존의 특종 개념에서 벗어나 사회정의나 민주화 등 언론의 사회적 사명의 측면에서 일정기준을 넘어야만 수상작을 확정하는 절대 평가제를 원칙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1회 당시에는 취재보도 신문편집 방송제작 사진보도 지역언론 출판제작 등 6개 부문으로 출발했다. 이후 6회 때부터 영상보도부문이 추가됐고 93년 2월 30회때는 본격적으로 기획시리즈 부문이 신설됐다. 이러한 시스템이 10년 가까이 유지돼 오다 2003년 2월 1백50회에 이르러 전문화된 현재의 시상 부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협 사무처 관계자는 “1백50회부터 취재보도와 기획보도의 구분이 명확해졌으며 중앙과 지방의 균형이 맞춰졌다”고 밝혔다.
추천작이 없거나 선정 이유가 되지 않을 때는 수상작을 억지로 선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현실로 드러난 경우도 있었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1992년 12월 28회때는 수상작이 단 한건도 없었다. 당시 상황을 다룬 1993년 1월 14일자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큰 사건을 장기간에 걸쳐 보도했으면서도 그럴싸한 수상작 한 건 내놓지 못한 건 어쩌면 한국 언론의 위상을 여실히 드러낸 것인지도 모른다”고 적고 있다.
한편 이달의 기자상은 사안에 따라 예외적인 시상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99년 9월 1백9회때는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 추적 보도’의 AP통신 최상훈 기자에게 특별상을 수여했고 2002년 9월 1백45회때는 ‘국정교과서 오류 투성이’를 조사한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에 공로상을 수여했다.
또 현재까지 스포츠지가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경우는 단 한번으로 94년 10월 50회때 ‘아시안게임 금메달 송성일 선수 위암수술’을 보도한 스포츠서울 김태충 기자가 유일하다.
차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