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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전화-팩스 거쳐 '유비쿼터스' 시대…기사송고 방식 '격세지감'

취재스타일 변화

이종완 기자  2004.08.18 16: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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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 기능을 갖춘 노트북과 휴대가 간편한 PDA가 일선 취재기자들에게 보급되면서 기자들의 기사송고 방식은 속도 경쟁 양상을 띠며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취재현장에서 직접 취재를 하고 기사작성을 통해 송고까지 처리하는 최근의 기자들의 취재방식은 불과 40여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꿈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송신수단인 전화 이외에 비둘기를 통해 기사를 송고하던 60년대에서부터 디지털카메라와 PDA폰을 통해 기사를 송고하는 최근에 이르기까지 기자들은 오직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노력해 왔다.





60년대

기자의 기사작성은 대부분 회사에서 원고지를 통해 이뤄졌다. 마감시간까지 회사에 도달할 수 없었던 취재기자들은 전화통화로 기사를 송고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산간오지 등 전화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기자들은 비둘기를 활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둘기가 제때 신문사에 도착하지 못해 당초 계획했던 기사가 다음날 신문에 보도되지 못하거나 수일이 걸려 회사에 도착한 기자들보다 더 늦게 비둘기가 도착하는 경우도 간간히 있었다는 추억도 전해지고 있다. 사진의 경우 직접 현장에서 인화하는 방식은 지금과 같았지만 색의 강약을 전류로 바꾸어 사진정보를 송신하는 장치인 ‘사진전송기’를 사용했다는 점은 지금의 정확한 색상과 칼라를 송고하는 방식과 완전히 달랐다.





70년대

기자들은 전화나 먼거리에서 타이핑한 기사를 전기회로를 통해 실시간으로 송신하는 장치인 ‘텔레타이프’를 주로 사용했다. 60년대 후반부터 시판되기 시작한 ‘텔레타이프’는 70년대 일선 취재기자들의 최고의 송신장치로 각광받았고 기계가 흔하지 않았던 탓에 대부분의 기자들은 유선전화기를 사용한 기사송고방식을 택했다. ‘텔레타이프’는 주로 신문사와 통신사가 기사를 전송할 때 많이 사용했다.





80년대

80년대 초. 취재기자들은 관공서나 각 기업 출입처에 보급되기 시작한 유선전화기를 통해 기사를 송고하기 시작, 점점 송고능력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전화로 기사를 불러주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았다. 실제로 한 중앙일간지에서 발생한 사례 한 토막. 외부에서 회사로 전화를 건 취재 기자가 “서울 중점 부산…”이라고 기사를 불렀다. 하지만 그 다음날 신문에는 “서울·부산…” 대신 “서울 중점 부산…”으로 돼 있었다.

전화보다 더 간편하고 빠른 기사송고능력을 가진 팩스(FAX)가 등장한 것은 80년대 중반이었다. 취재기자들은 직접 기사를 종이에 쓰거나 타자기로 타이핑한 후 팩스로 송고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했다. 이 때문에 관공서의 기자실 담당 여직원들이 기사작성을 대신해 주는 타이피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다.





90년대

90년대 초반에는 일반 데스크용 컴퓨터가 보급돼 기자들의 타이핑 능력뿐만 아니라 송고방식까지 큰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타자를 통해 기사를 송고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데스크용 컴퓨터를 통해 기사를 작성하고 내부 네트워크망을 통해 편집부에 송고하는 등의 새로운 제작 방식이 도입됐던 것. 더욱이 94년을 전후해 일제히 보급되기 시작한 노트북 컴퓨터는 그동안 취재현장에서 직접 기사를 송고할 수 없었던 어려움을 일거에 해결했다.

노트북이 보급되기 시작했으나 전화는 여전히 중요한 기기였다. 핸드폰이 없었던 90년대 초반에는 대형사건 취재를 위해 지방으로 출장 간 기자들이 기사송고를 위해 인근 공중전화나 팩스를 찾기 위한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실제로 90년 11월 안면도 핵폐기장 유치여부로 떠들썩하던 시절. 전국의 신문·방송사 기자 1백여명이 한꺼번에 몰린 탓에 당시 시골마을 이었던 안면도내 전화기 보유 가정은 이들 기자들 전쟁터와 다름없었다.





2000년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은 속보를 요하는 취재내용에 대해서는 개인 휴대폰을 통해 데스크에 먼저 통보한 후 기사를 노트북을 통해 송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지 장비만 있으면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구체화되고 있는 것.

최근에는 입력된 기사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사진을 데이터를 통해 처리해 전송하는 ‘컴퓨터 송수신’ 방식이 기자들의 기사 송고 방식으로 활용돼 실시간 보도를 인터넷을 통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현장 사진의 경우 기존에는 사진기자와 취재기자가 나눠져 있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취재기자가 직접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은 후 노트북 무선인터넷을 통해 신문사에 송고하는 방식이 언론계에 확산되고 있다. 이종완 기자 kore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