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대학을 졸업한 박원기씨(26)는 지난 2일부터 언론재단이 6개월 코스로 개설한 ‘예비언론인과정’에 참석하고 있다.
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박씨는 졸업직전 한 회사에 취직했지만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나왔다. 이유는 단 한 가지. 기자가 되겠다는 일념 때문이다.
박씨는 기자의 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적성이나 취향 등을 고려했다며 “심층기사를 발굴할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박씨처럼 열정 하나만으로 기자의 길을 바라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예비언론인과정’ 수강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강생 대부분은 최근 악화된 언론환경과 격무에 시달리는 ‘선배 기자’들의 생활을 바라보며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한목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열정에 불을 지피는 추동은 무엇일까.
2기 ‘예비언론인과정’을 밟고 있는 박수련씨(23)는 “일반 기업에 입사해 샐러리맨으로 살기보다는 전문성을 인정받는 사회인이 되기 위해 기자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윤정씨(26)도 “기자란 일 자체가 사회 모든 고민을 포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원하게 됐다”고 도전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 이들은 탐사보도 등 전문성을 통해 자신만의 영역을 개발하는 것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는 윤석만씨(25)는 “기자생활이 적성에 맞을 뿐 아니라 탐사보도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 길을 선택했다”며 “앞으로 탐사보도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해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데 일조하는 전문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예비언론인들은 한국 기자사회와 관련, △기자들의 윤리의식 △남성중심의 기자사회 △기자들의 조로현상 △패거리문화 등에 대해서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한 수강생은 “우리 언론의 경우 기자가 40대 이상이 되면 취재현장에서 물러나 논설실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현장과 동떨어진 판단과 논조가 나오는 원인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강생들은 주위에서 바라보는 기자사회에 대해 “예전과 달리 환상보다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말했다.
박지환씨(29)는 “주위에서 기자가 된다고 하면 바쁜 직업으로 떠올리고 가정에도 충실하지 못할 것으로 인식한다”며 “기자를 직장인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일 자체에 대한 보람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