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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 '불황의 늪' 빠지나

김신용 김창남 기자  2004.08.25 09: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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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15∼50% 감소…감면 들어가

명예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 실시

주간조선 매월 흑자 벤치마킹 대상







시사 주간지업계도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시사주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름 비수기인 7∼8월중에 광고가 15∼50% 정도 감소했다. 주요 시사주간지들의 가판시장도 15∼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판매, 광고부문에서 주간조선과 1,2위 다툼을 벌여왔던 한겨레 21과 시사저널 조차 불황의 여파를 타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시사주간지들은 감면과 함께 발행부수를 줄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인력대비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는 일부 주간지는 명예퇴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외적으로는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특대호, 별책부록 발행 등으로 흑자베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주간조선에 자문을 구하거나, 그 비법 등을 분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시사저널은 주간지업계 선두업체임에도 불구하고 큰 시련을 겪고 있다.

시사저널의 가장 큰 취약점은 모회사나 관계회사가 없는 ‘단일매체’라는 점이다. 때문에 비수기에도 광고를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이나 현금유동성을 유지하기가 타사보다 상대적으로 어렵다.

현재 시사저널의 총 직원수는 62명. 이 가운데 차장급 이상 간부가 16명이다. 주간조선과 한겨레21에 비하면 3배나 많다. 총비용에 대한 인건비도 타 업종보다 높다. 현재 인건비 비중은 32%로 신문사의 15%, 제조업체의 5% 등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때문에 인력조정을 발 빠르게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일부터 21일까지 13일동안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받았다. 하지만 신청자가 거의 없어 추가로 명예퇴직을 받거나 다른 방식의 구조조정을 할지 고심 중이다.

또 다른 자구책 일환으로 감면도 단행했다. 8월부터 기존페이지보다 6∼10페이지를 줄여 발행하고 있다.

박경환 경영지원실 이사는 “올해 다른 광고보다 광고단가가 2배가량 높은 술, 담배광고가 10∼20% 가량 줄었다”며 “현재와 같은 시장상황이 지속된다면 소수 정예화를 통해 수지타산을 맞추고 파이를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21

한겨레21도 예외는 아니다. 전반적인 추세가 지난해 비해 광고, 판매 모두 부진한 상태다. 가판시장도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평균 3%정도 감소했다.

문제는 주간조선보다 광고단가가 낮지는 않지만 ‘한겨레’란 이미지 때문에 고가품 광고가 상대적으로 적다는데 있다. 또한 점차 시사잡지에 대한 매체영향력 면에서도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겨레21은 인력감원 계획은 없다. 인력이 주간조선 수준인 총 26명으로 간부도 5명에 불과하다. 다만 감면은 탄력적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8월 들어 평상시보다 4∼8페이지를 줄여 발행하고 있다.

한겨레 박영소 부본부장(미디어사업본부)은 “불황은 신문, 잡지 등 미디어산업 전 영역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때문에 한겨레21, 미디어사업본부, 미디어마케팅부 등으로 구성된 가칭 ‘미디어산업변화연구팀’을 구성, 급변하는 출판시장의 변화에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간조선

주간조선은 시사주간지 업계에서 유일하게 불황을 겪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특대호나 부록을 발간, 매월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주간조선은 지난달 15일자 여름휴가 특대호를 발행한데 이어 지난 5일자에는 영화특급 특대호를 발간, 톡톡히 재미를 봤다. 또한 최근에는 모 기업체에서 8월중에 발간된 주간조선을 7만5천부나 주문해 잡지업계에 일대 사건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매호마다 지방의 우수한 대학을 소개하는 특집기사도 대학측에서 더 주문을 하는 등 때아닌 호황을 겪고 있다. 때문에 주간조선은 감면이나 인력조정은 아예 생각지 않고 있다.

이러한 주간조선의 선전비결은 시장의 트랜드를 정확히 예측하고 진단하는 편집진의 감각이 큰 작용을 했다. 또한 광고 판매 기자 등 조직시스템을 몇 개월 전부터 유기적으로 가동하는 조직력의 승리로 볼 수 있다. 현재 동종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조선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전화문의와 함께 직원들을 만나 묻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배 편집장은 “향후 2개월이 지나면 시장에서 주간조선의 위치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현재의 인력으로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을 가능케 만들고, 매월 알찬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전직원 모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기타

뉴스메이커와 주간동아 등도 불황을 겪고 있다. 이들 주간지들은 불황극복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스메이커는 주간지 시장 전체 광고율이 30∼50%정도 줄어든 것으로 자체 진단하고 있다. 특별한 대책은 없지만 광고시장이 죽으면 판매쪽을 살리는 것이 주간지 시장인만큼 적극인 판매전략을 기획하고 있다.

경향 이영만 출판국장은 “시장상황에 따라 광고주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위기일수록 기회인만큼 경향 자체적으로 여성시사주간지나 부동산관련 주간지 등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주간동아, 주간한국 등도 광고와 판매가 감소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감면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용 기자 trustkim@journalist.or.kr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