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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켜며] 중앙, 기협 재가입을

김신용 기자  2004.08.25 10: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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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기협을 탈퇴한지 1년이 지났다. 중앙은 지난해 5월 ‘지금은 노조시대’란 기사로 제1백53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으나, 이후 우여곡절 끝에 기협활동을 중단했다.

경위야 어찌됐든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기자협회와 중앙의 관계도 ‘봄눈 녹듯이’ 변화가 있었다. 중앙 기자들은 기협이 주최하는 각종 토론회에 적극적으로 참여, 의욕적인 활동을 폈다. 홍석현 회장(세계신문협회장)은 본보와 기꺼이 인터뷰하기도 했다. 기협 관계자와 중앙 경영진과의 만남도 몇 차례 있었다.



사실 그동안 중앙 기자들 사이에 기협 가입 움직임이 있었다. 지난 5월 기자협회 축구대회를 앞두고 가입여부를 고민했었다. 중앙 노조도 기자들의 의견을 수렴했었다. 하지만 명분이 문제였다. 또 누가 ‘기협에 가입하자’며 총대를 메느냐도 고민이었다. 기협도 명분을 찾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 하지만 일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또 한 번의 기회가 왔었다. 엊그제 끝난 기협 창립 40주년 행사였다. 뜻 깊은 날에 재가입을 하는 것도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공론화는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회장은 기협 창립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는 축사를 통해 신문과 방송을 아우르는 기자협회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중앙은 지난 40년 동안 한국기자상과 이달의 기자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언론사다. 중앙은 전국 1백39개 회원사중 한국기자상 25회, 이달의 기자상 68회 등을 차지했다. 그만큼 중앙 기자들은 언론계에 역량을 보여주었다. 그런 중앙이 현재 기협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앙은 또한 국내 신문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로 중앙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세계문화오픈(WCO)과 세계신문협회(WAN) 서울총회 등은 세계문화계와 언론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앙이 이러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기자협회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자들의 기협활동이 중요하다. 이제는 중앙 기자들이 용기와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다. ‘침전된 앙금’을 버릴 수 있는 대승적 자세도 필요하다. 기협도 그에 맞는 대의명분을 마련해줘야 한다.

또다시 명분을 앞세워 시간을 보내서는 안된다. 조만간 ‘역시 중앙 기자들답다’라는 말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