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들에게 국내소식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각 신문사들의 해외판이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특히 90년대를 전후해 자사 홍보수단의 일환으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해외판은 인터넷 발달과 교포사회의 한글세대 감소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구독자수가 감소, 경영악화의 주범으로 등장했으나 별다른 해법이 없어 경영진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현재 각 사별로 해외판을 발행하는 유형은 크게 세 가지.
하나는 자사 콘텐츠를 이용, 현지 지사나 본부 등을 통해 직접 제작·배포하는 경우로 세계일보와 중앙일보 등이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해외판을 제작하고 있다.
세계는 1990년부터 서울본사와 유럽본부(독일)간의 시차를 이용, 항공편을 통해 직접 배포하고 있으며 일부 로컬뉴스를 제외하고 국내판과 똑같은 소식을 해외교포에게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비싼 운송료를 고려했을 때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해외판 발행유형은 현지 사업자와 계약을 통해 콘텐츠만 제공하는 경우로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겨레신문 일요신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신문사는 홍보차원에서 월 1천~2천달러의 전재료만 받고 교포사업가에게 신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조선은 1992년부터 뉴욕·위싱턴·밴쿠버판 등을 만들었으나 수익 악화로 지난해부터 뉴욕판을 폐간, 워싱턴·밴쿠버판만 발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스포츠서울USA를 발행하는 재미사업가와 계약을 맺고 ‘한겨레 미주판’을 발행하는 한겨레의 경우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가로 연 2만달러를 받고 있으나 스포츠서울USA의 일부 섹션 형태로 무료 배포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겨레 최영선 경영기획실장은 “수익 사업이라기보다는 한겨레 홍보나 일부 해외 독자들을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서비스”라며 “현재 해외판 사업을 중단할 경우 이미지 타격이 더 크기 때문에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판 발행의 세 번째 유형은 스포츠서울처럼 앞서 설명한 두 가지 형태를 병행하는 경우. 스포츠서울은 1999년부터 스포츠서울USA(LA판)과 계약을 맺었다. 전재료는 월 6천달러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재미사업가와 합작을 통해 스포츠서울뉴욕판도 발행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판의 경우 수요파악 실패로 초기 투자금액 1백만달러만 거의 소진한 상태.
언론사에서 해외판을 관리하는 실무자들은 △인터넷의 발달 △한정된 독자수 △신문사간 출혈경쟁 △생활정보지와의 경쟁 등을 이유로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신문사의 경우 회사 이미지 때문에 폐간도 쉽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세계일보 한 관계자는 “대부분 해외판이 ‘사세 과시용’이나 신문사간 ‘신경전’ 때문에 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발행하기 때문에 당연히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