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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보도 '오락화' 지나치다

'눈물의 금메달' 등 과거 답습 여전

손봉석 기자  2004.08.25 10: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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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보도 기준도 공정해야” 지적



‘숙적타도’, ‘준비된 세계최강’, ‘金사냥’, ‘축구 4강으로’,

최근 공중파 방송들이 올림픽과 관련된 보도를 하며 자막이나 앵커의 멘트로 강조한 문구들이다. 각 공중파 방송은 메인뉴스 시간에도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아테네발 스포츠뉴스가 넘쳐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보도가 대부분 메인뉴스 후에 방영되는 ‘스포츠뉴스’가 그동안 답습한 문제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스포츠뉴스’가 정확한 보도기능보다는 오락과 보도 사이에서 불완전하게 균형을 맞춰왔다면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인뉴스도 좀 더 ‘오락’에 치우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있을 경기를 예상하는 보도는 ‘기사’라는 시각보다 전시의 ‘선전전’을 연상시키는 한국선수에 대한 미화와 기대가 넘쳐 났는데 22일 새벽 축구 8강전을 앞둔 21일 밤에는 ‘4강전에 오르면 약체인 이라크를 이겨 결승에 쉽게 갈 수 있다’는 식의 ‘예측’이라기보다는 ‘빗나간 희망’에 가까운 보도에 매달리기도 했다.



한 스포츠 전문기자는 국내 스포츠보도가 “결과위주의 선정적 보도로 분석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며 “메달 주인공들의 휴먼스토리에 치우치던 과거 올림픽기사에서 답보하고 있는 게 우리언론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에 따르면 고대유적 반환문제로 갈등을 겪는 그리스와 영국의 운동장에서의 미묘한 심리전이나 근대 올림픽정신을 구현하려다 난코스가 된 마라톤 코스 주변의 환경문제 등 ‘재미’와 ‘시사’를 함께 담은 다양한 시각의 기사가 외국 언론에는 종종 나온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눈물의 금메달’에 이어 ‘청소년기의 어린 선수를 지원·육성하고 저변 확대를 꾀한다’는 식으로 천편일률적 이라는 것이다.

한 스포츠지 기자는 “스포츠경기의 보도라는 것이 일반기사와 다른 특성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정하고 냉정한 보도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