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전반에 구조조정, 의욕상실 등 어두운 뉴스들이 가득한 가운데 기자들이 스스로 자원해 이뤄지고 있는 봉사활동이 있어 화제다.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박정철)는 지난 6월 12일 나눔운동 회원 19명이 참여한 가운데 은평구에 위치한 ‘은평의 마을’에 첫 봉사활동을 벌였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이한 편집기자협회는 올초 집행부 워크숍 때 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논의해 자원봉사 회원을 모집하고 기금모금을 실시했다. 그 결과 현재 40여명 정도가 자원봉사 회원으로 등록했고 회비를 1천원에서 1만원으로 제한해 1백여만원의 기금을 모은 상태다.
편집기자협회 자원봉사 회원들은 그동안 봉사활동의 구체적인 내용을 고민하며 최종적으로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부랑자 보호시설인 ‘은평의 마을’에서 매월 두 번째주 토요일에 실시하는 것을 확정했다.
‘은평의 마을’은 은혜와 평화의 마을이란 의미로 부랑자들의 일시 보호시설이다. 현재 18세 이상 성인 남자 2천여명을 수용하고 있고 대부분이 정신지체자나 치매환자들이다.
편집기자협회의 봉사활동은 현재까지 6, 7, 8월 등 세차례 이루어졌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활동 내용도 다양화되고 있다. 활동을 시작하기 전 보호시설 관계자로부터 사전교육을 받았지만 대부분의 회원들이 처음 경험하는 활동이라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현재는 식사보조와 산책보조 등을 주로 하고 있다. 8월 활동에서는 빨래도 추가됐고 이후 나들이도 계획하고 있다.
은평의 마을 김미숙 사회복지사는 “개인적으로 언론사에서 일한 경험때문에 기자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 처음에는 걱정을 했었다”며 “그러나 막상 시작하고 보니 편집기자협회 봉사자들이 진심으로 임한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가진 능력을 사회로 환원하는 데 사람들의 관심이 부족하다”며 “매일 우울한 뉴스만 전하다 스스로 나서는 모습이 보기 좋고 더 많은 기자들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편집기자협회는 이번 활동을 정기적인 사업으로 정착시킬 방침을 세우고 있다. 편집기자협회 배구대회때 나눔장터를 열어 아름다운 가게에 제공했던 사업들과도 연관시킬 계획이다. 또 봉사활동을 위한 기금도 향후 아름다운 재단에 위촉해 좋은 일에 쓰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편집기자협회 박정철 회장은 “과거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가진 것이 많은 기자들이 이제는 나눌 줄도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며 “지면을 통해 세상을 접하는 기자들이 실제 세상에서 체험을 가지며 사랑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들에게는 유일한 휴일인 토요일에 경기도에서 오는 회원도 있는데 그들이야말로 나눔운동의 힘”이라며 “현재 회원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는 매주 4교대 형식으로 봉사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정인 기자 pressc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