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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향신문 김희중 편집국장

'강한 비판으로 승부', 분파 우려 커 국장 직선재 반대

김 일  2000.11.08 10: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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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자로 경향신문 지휘봉을 맡은 김희중 신임 편집국장은 강한 드라이브를 예고하며 '강한 신문' 제작을 위한 3대 원칙을 내세웠다. "철두철미하게 편견을 배제, 중간자 입장에서 비판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보력이 강한 신문이어야 한다. 또 제작질서를 엄정하게 유지해 나가겠다." 김 국장은 취임 다음날인 24일 소집한 편집국 총회에서도, 25일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내용을 재차 강조했다. "기사를 단정적으로 쓰면 안된다"고 말한 김 국장은 "발로 뛰어서 진실에 가까운 것을 요약, 독자들에게 판단 근거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론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또 "취재할 때는 흥분감을 안고 있지만, 기사 작성과 신문 제작 때에는 냉정함이 유지돼야만 한다"고도 했다. 정보 접근 체계가 다양해짐에 따라 신문은 핵심적인 사항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전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국장은 기자들에게 주문을 많이 할 생각이다. 기자들이 취재, 기사 작성 과정에서 모든 것을 가공하는 것에 반대한다. 한국 신문 기사에 직접 인용문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확한 인용은 독자들에게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끊임없는 변화도 김 국장이 추구하는 바이다. 김 국장은 "현 체제가 엉망이거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는 전제하에 "레이아웃도 바꾸는 등 신축성과 유연성을 갖고 제작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장단 인사 역시 "국장 교체에 따른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김 국장은 노사 합의가 이루어진 편집국장 직선제에 대해선 "분파 우려가 가장 크다"며 "반대"이다. "직선제를 요구하는 입장에서는 편집권 독립을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단 1건도 사장이 간섭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또 "사원들이 사장을 선출하고 있는데 편집국장까지 직선한다면 광고국, 판매국 등에서도 국장을 뽑겠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최고 책임자가 핵심 간부 인사권도 행사 못하는 것은 문제"로 꼽았다. 47년 서울 생. 71년 매일경제 입사, 77년에 옮긴 경향신문에서 경제부 차장, 경제부장, 편집부국장 등을 역임한 경제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