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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편집 스타일 확 바뀐다

사진 그래픽 등 비주얼 두드러져

김창남 기자  2004.09.09 12: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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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표 그래픽 등 비주얼이 강화되고 있는 신문편집 스타일.  
 
  ▲ 도표 그래픽 등 비주얼이 강화되고 있는 신문편집 스타일.  
 
신문 편집스타일이 확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제목도, 내용도 ‘모두 똑같은’ 획일적인 신문에서 벗어나려는 신문들의 고민이 담겨있다.



또 이를 통해 신문 구독률 감소를 막아보자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언론재단(이사장 박기정)이 지난 4~5월 전국 18세 이상 65세 미만 남녀 1천2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4 수용자 의식조사’결과 신문을 ‘정기구독하고 있다’는 응답이 48.3%로 집계됐다.



이는 1998년(64.5%), 2000년(58.9%), 2002년(53.0%)과 비교할 때 계속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울러 신문매체에 대한 수용자 이탈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기사의 질적 향상이 동반되지 않은 편집 변화는 자칫 선정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배경 =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편집변화의 배경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독자를 잡기 위한 각 신문사들의 차별화 전략이다. 편집변화를 통해 기존 독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잠재적인 수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



지면에서 사진, 도표, 그래픽 등 비주얼이 강화되는 최근의 편집경향도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사실 각 신문사들은 수년전부터 사회 주 구성원이 인쇄매체에서 영상매체 세대로 바뀌면서 비주얼적인 측면을 강화, 사진과 그래픽 등을 하나의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다.



중앙일보 디자인연구소 김경래 소장은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신문의 편집변화에 대해 “신문시장이 어렵다 보니 독자를 잡기 위한 서비스 업그레이드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특징 = 주요일간지 편집은 과거 정형화된 틀을 깨고 독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특히 신문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1면의 경우 그 변화의 폭이 가장 크다. 1면은 기존 ‘백화점식 기사배열’에서 탈피, 1면 전체를 기사 1~2꼭지로 채워 단순정보 전달보다는 심층기사를 통해 다른 신문들과의 차별화를 강조하는 추세다.



또한 편집의 백미인 ‘제목 뽑기’도 예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각 신문들은 과거 ‘기승전결’식 제목 뽑기에서 벗어나 간결하면서 맥을 짚어줄 수 있는 제목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박정철)가 주관한 제9회 한국편집상(2003년) 수상작을 살펴보면 제목부문 8개 수상작 중 5개 작품이 10자 이내 짧은 제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상작 중 ‘뉴욕 ‘OFF’’(동아), ‘“위험한 弗장난”’(문화) 등은 ‘제목 뽑기’의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와 함께 사진과 그래픽에서도 예전에 볼 수 없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사진의 경우 사건 사고 중심의 ‘네거티브’ 사진을 지양하면서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 사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래픽도 정보를 많이 담은 ‘인포그래픽’을 지향하면서 예전보다 칼라풀하고 많은 정보량을 포함하고 있다. 실제로 조선의 경우 아테네 올림픽과 관련해 ‘아테네 올림픽 테러 대책 시스템’(14일), ‘마이클 펠프스의 신체특징’(21일), ‘챔피언의 연료’(24일) 등을 그래픽으로 처리, 기사 못지않게 많은 정보를 제공했다.



◇전망 및 문제점 = 편집기자들은 앞으로 각 사별 지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편집 차별화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문이 방송과 인터넷 등 영상매체와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편집과 콘텐츠 강화를 통해 승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 이러한 변화에 따라 편집국 조직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조선일보 서만교 편집부장은 “지면 차별화가 강조되면서 각 면마다 편집 취재 사진 그래픽 기자 등이 한 팀을 이룬 ‘면별 팀원제’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팀원들이 팀원회의를 통해 지면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편집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한 편집기자는 “기사의 질이 동반되지 않은 단순 편집변화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며 “독자의 시선만 의식하는 편집을 고집하다 보면 자칫 선정주의로 흐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