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MBC가 광고판매 매출액이 당초 목표치보다 크게 밑돌자 본격적인 경비절감에 나섰다.
이들 방송사는 특히 광고판매가 8월과 같이 계속된다면 연말에 수백억원의 적자를 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섭외비와 해외제작비를 대폭적으로 줄이는 등 서둘러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KBS는 지난 3일 부서회의비 등 섭외성 경비 50% 삭감을 비롯해 해외취재 제작 횟수를 줄여 나가는 것을 골자로 한 ‘경비절감 공문’을 각 팀과 지역방송국에 보냈다. 이 공문에 따르면 9~12월까지 제작지원 경비 5%, 시설관련 경비 3%, 일반관리비 10%를 각각 절감하도록 돼 있다. 또한 신규사업을 금지하고 사업완료 후 잔여예산을 타용도로 전환하는 것을 불허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KBS가 이처럼 경비절감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1~7월까지 광고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9%가 감소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KBS정책기획센터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광고매출액 총액은 3천7백74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천1백45억원보다 3백71억원이 감소했다.
KBS 정책기획센터 관계자는 특히 7~8월중 광고 목표율이 50~60%대까지 떨어져 이대로 갈 경우 연말에 수백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MBC도 지난 8일 임원회의를 거친 후 각 본부별 비용절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MBC는 우선 해외출장비를 실비정산제로 전환하고 업무목적이외의 비용지출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또 사내에 ‘특집 전략회의 팀’을 가동해 제작비를 줄이기로 했다. 즉 특집 프로그램이 주변시간대에 방송될 경우 투입자원 및 노력에 비해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앞으로는 편성에서 예산까지 상호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는 연초에 미리 기획이나 예산이 잡히지 않은 프로그램 제작은 자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8월 광고판매비율(TV)이 71%로 전년 동월대비 11.5%나 하락했으며, 7월보다 17%가 떨어졌다.
MBC정책기획실 관계자는 “지나친 제작비 절감이 공영방송 성격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악의 경우 8월상황이 12월까지 계속된다면 적자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