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팀장급 간부들조차 정연주 사장의 개혁드라이브를 지지하기 보다는 보신주의와 복지부동이 팽배해 있어 개혁완성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노조와의 임금협상 마찰을 비롯해 다음 달부터 진행되는 국정감사, 보수신문들의 비우호적인 태도 등도 KBS개혁 추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실제로 경영진의 일방적 개혁노선에 반발해 PD 기술 업무 등 3개 직종에서 모두 85명이 참여한 KBS발전협의회(의장 윤명식)가 지난 13일 창립돼 조직적인 세 규합에 나섰다.
KBS발전협의회는 16일 종합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한데 이어 사내게시판인 코비스(KOBIS)에 매주 1회씩 KBS 발전을 위한 비판적 칼럼을 게재키로 했다. 또한 팀제 등에 관한 세미나와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 여론을 수집하고 그 결과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윤명식 의장(심의팀)은 “사실 노조가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제대로 했다면 협의회도 없었을 것”이라며 “향후 보도국 기자들도 적극적인 지지를 밝혀온 만큼 우리의 목표인 ‘KBS 바로 세우기’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간 임금협상 마찰도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앙노사위원회는 지난 16일 임금조정안으로 △총액대비 3%인상 △단체협상유효기간 자동연장 △퇴직금누진제·개인연금 내년까지 협의체 논의 등을 제시했으나 노사 양측 모두 이 중재안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일부터 사장실 입구에서 집행부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1일 오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갖고 향후 투쟁방안 등을 논의키로 했다. 김용덕 노조부위원장은 “임금인상은 우리가 주장해왔던 12.4%는 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물가인상률인 4%대는 돼야한다”며 “사측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팀제 시행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보도국마저 개혁드라이브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 기자는 “정 사장의 개혁은 폭넓은 공감대속에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내부 반목과 갈등을 부추기고, 불만만 증폭시키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팀장급 직원은 “문제점을 개선, 보완하려는 노력이 ‘변화혁신팀’이라는 특정 부처에서 하기보다는 모든 팀장들이 책임감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며 “정 사장도 반대 진영 측 인사를 적극적으로 만나 개혁의 당위성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상재 변화관리팀장은 “팀제 시행이후 20개팀과 미팅을 통해 팀간 인원문제, 선임팀원의 필요성 등 각종 문제점을 파악했다”며 “앞으로 2개월 단위로 수정·보완 작업을 하고, 6개월 단위로 팀을 생성·소멸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수신문과 야당 등에서 개혁진영에 대한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18일에 예정된 국회문광위의 KBS감사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