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경영진이 오는 5일 방송위원회의 지상파 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를 앞두고 노동조합, 기자회 등 내부구성원들이 요구해 온 14개항의 ‘방송독립 요구안’을 1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특히 그동안 '방송 경영세습'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윤석민 비상경영위원(상무급)도 사퇴해 주목을 끌고 있다.
윤세영 SBS 회장의 아들인 윤씨는 SBS 1대주주인 (주)태영의 주식 24.98%를 소유한 대주주로 지난 1월 노조 등 내부구성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무급 경영위원으로 선임됐었다.
윤석민씨는 그러나 비상경영위원직 사퇴 후에도 ㈜SBSi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노사 합의에 따라 SBS는 앞으로 △노사동수 편성위원회설치 △공정방송협의회 정례개최 △프로그램 공익지수 적용강화 △프로그램 자문위원단 위촉 △시청률로부터 보도 및 교양 프로그램의 독립 △본부장 중간평가 △CP(팀장)급 상향평가 △편성위원회를 통한 시청자위원 노조추천 △인력증원을 위한 노사합동 TF팀 구성 등을 도입하게 된다.
이와 함께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한 일부조항에 대해서는 추후 노사가 함께 주주 설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SBS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방송계에서는 방송위원회 지상파방송 2차 재허가 심사에도 대비하고 민영방송의 개혁에 대한 시민사회의 거센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김재홍 열린우리당 의원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방침을 천명하고 창업주 2세가 경영위원직을 사임하기로 한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정작 지배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사주 1세의 회장 직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을 아쉽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사주체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편성위원회가 있어도 편성권의 독립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며 “2세 사임은 방송허가권의 상속을 포기한 것이지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는 이르지 못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