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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자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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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회 이달의 기자상의 심사 대상은 모두 30건이었다. 평소에는 예비 심사와 본심사 두 차례에 걸쳐 심사했었지만 이번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어 한 번에 전체를 심사했다.
이번에는 심사 대상이 8월의 취재물들 이어서 그런지 역사 기획이 많았다. 따라서 판단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다. 역사 기획은 저널리즘의 관점에서만 볼 수 없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설명을 듣는 절차가 있어야겠다는 심사위원들의 요청이 있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런 경우 심사의 보조 장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심사위원들은 응모해온 취재물 한 건, 한 건을 정밀하게 검색하고 모니터한 뒤 투표를 거쳐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건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동아일보의 ‘신기남 열린 우리당 의장 부친은 일본군 헌병 오장’ 기사가 뛰어난 특종으로 단연 돋보였다. 이의 없이 맨 처음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연합뉴스의 ‘단독입수 총독부 관계자 증언 녹취록 전편 첫 공개’는 새로 알게된 사실들이 많은 흥미를 끌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地安門 또 하나의 중국‘이 선정됐다. 중국의 어두운 면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주목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뒷돈으로 얼룩진 KS, ISO 인증 심사 등 5건’이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대전매일의 ‘독립사료, 국가가 불태운다’가 선정됐다. 8·15 특집성 기사였는데 좋은 착안이었다.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된 부산일보의 ‘위기의 쌀 변해야 산다’는 언론재단에서 지원한 기획이었는데 시장 개방과 관련해 치밀한 취재와 구성이 돋보였다. 공동 수상작인 강원일보의 ‘소양강댐 흙탕물’의 소재는 강원도의 단골손님이라 하겠으나 진작에 문제가 됐음에도 시정되지 않고 있는 상류의 고랭지 채소 재배 문제를 환기시킨 점이 호평을 받았다.
지역기획 방송부문의 수상작인 부산방송의 ‘PSB 8·15 보도특집 최초추적 황제는 독살 당했는가’는 개인의 기록은 1차 사료로 인정하지는 않으나 기존의 관념을 바꿔놓는 내용이 주목을 끌었다. 공동 수상작인 BBS의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죽음-군대 사망사고’는 심사위원들의 공분을 샀다. 교도소의 죄수도 인권을 보살펴 주는데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군에 입대했다가 군대 내에서 죽게 되면 군부대는 책임을 회피하고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게 된다는 점. 이것은 어느 집도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사진보도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서울 古宮은 새들의 낙원’이 경쟁 작품을 누르고 선정됐다.
심사를 마무리하며 심사위원들이 아쉬워한 것은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에서 아깝게 탈락한 경남일보의 ‘박명환 기자의 히말라야 따라잡기’였다. 제대로 된 전문 기자의 수작이었는데 히말라야 관련 책이 많다는 점과 채점 집계에 의한 심사 방식으로 아슬아슬하게 탈락되었다. 여러 심사 위원들이 무척 아쉬워했다는 점을 부기해 둔다.
그리고 방송 부문의 출품작은 광고를 잘라내고 보내주길 바란다. 상을 받으려면 그 정도의 수고는 해야 할 것이다. 심사위원들이 그 프로그램의 광고까지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응모작들의 수준이 계속 높아져 가고 있다. 수상작으로 뽑히기도 어려워지고 있고 수상작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다. 열심히 노력하는 일선 기자들에게 찬사와 격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