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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부대 보도 '홍보성' 일색

대부분 국방부 자료 의존 … 현지소식 전하기 그쳐

손봉석 기자  2004.10.06 1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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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아르빌에 파병된 자이툰 부대에 관련 보도가 국방부의 보도통제와 각 언론사의 취재의욕 부족으로 인해 홍보에 치우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2일 자이툰 부대가 주둔지에 안착하자 주요일간들은 “여기는 아르빌 오버!”(조선), “여기는 아르빌…파발마 안착”등의 제목을 달고 ‘대장정’, ‘작전완료’ ‘낙오 없이 도착’등의 표현을 써가며 국방부의 자료와 사진을 받아 현지소식을 홍보위주로 보도했다.



이후 추석 때는 방송을 중심으로 장병들이 고국의 친지들에게 위성전화를 거는 모습이나 현지 주민에게 추석선물을 나눠주며 환영을 받고 있다는 영상스케치를 통한 홍보성 보도가 주를 이뤘다.



주요 언론사들은 이에 앞서 지난 8월 에 있었던 자이툰 부대의 출병과 관련해서도 국방부의 포괄적인 보도제한 요청(엠바고)을 받아들여 부대의 출발장소와 경유일정 등에 대해 일체 함구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인터넷신문은 ‘도둑처럼 빠져나갔다. 한 편의 비극적 코미디’ ‘이라크 파병 보도통제, 한국이 유일’등의 기사를 통해 국민적 합의나 명분이 부족한 파병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했다.



이에 네티즌을 중심으로 일간지와 방송사들이 ‘엠바고’를 이유로 사실상 국방부 뜻에 따라 파병을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 대해 국방부에 출입하는 한 방송기자는 “출입처와 자신을 혼동하는 것은 이미 기자의 자격이 없는 사람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국방부 출입기자는 이라크 파병부대에 대한 엠바고에 대해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안전문제를 생각해 각자 데스크 상의해 보도하지 않은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출입기자는 이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우리병사들이 파병된 것은 솔직히 말해 ‘평화’보다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때문으로 본다”며 “그들이 혹시 안타깝게 피해를 입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보도를 자제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주장들에 대해 한 인터넷신문기자는 “자이툰 부대에 대한 평가는 상반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이미 파병된 이상 그들의 안전문제는 최우선 일 수 밖에 없지만 그걸로 그들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갈음하기에는 파병에 대한 의미와 평가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또 “안전문제 외에 그들이 거기에 왜 갔고 어떤 활동을 할지 좀더 심층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일부 언론은 안전문제만 부각함으로써 다른 평가에 대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중견기자는 “파병규모나 상황으로 볼 때 충분히 기사거리가 있을 것 같은데 젊은 기자들이 취재가 무섭다고 (종군기자로)안 가는 것 아닌지 궁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