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 “중앙 10만부 증가 납득 못해"
중앙 “ABC검증 자신…두 신문이 보이콧”
중앙일보가 한국ABC협회에 제출한 ‘2003년도 신문발행사 보고서’의 유료부수 증가에 대해 동아, 조선일보가 “보고서 자체를 다시하자”고 문제를 제기하는 등 첨예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중앙은 동아, 조선이 지난 4월부터 이 문제를 제기해 온 것에 대해 “부수증가는 무가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노력에 따른 것으로 ABC(발행부수공사기구) 검증에 자신이 있다”며 “조선, 동아의 주장은 ABC실사를 보이콧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성토했다.
동아, 조선일보는 그동안 중앙의 발행사 보고서(ABC에 가입한 신문사가 정기적으로 ABC협회에 제출하는 발행부수로 ABC협회는 이 자료를 토대로 실사를 벌임)에 대해 부수증가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하며, 한국ABC협회 등에 해명을 요구해 왔다.
두 신문사는 중앙의 발행사 보고서에 대해 “지난해 4/4분기의 유료부수가 2/4, 3/4분기 보다 무려 10만부가량(실제로는 약 9만부) 증가한 것으로 돼 있는데, 이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부수 증가”라며 지적했다.
동아, 조선은 또 지난 4월과 7월에 각각 ‘중앙일보의 발행사보고서에 대한 한국ABC협회측 입장을 말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데 이어, 지금까지 올 상반기 일부 발행사보고서를 ABC협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당시 한국ABC협회는 동아, 조선의 공문을 받은 후 지난 5월과 7월 각각 공문을 통해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관계자에 따르면 “답변내용의 요지는 현실적으로 보고서를 다시 받을 수 없으며, 대신 규정대로 정확하게 조사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조·중·동 각사가 한국ABC협회에 내놓은 2003년도 4∼9월, 10∼12월 발행사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의 경우 4∼9월 유료부수가 1백74만3천9백46부이지만, 10∼12월에는 8만7천7백36부가 증가한 1백83만1천6백82부이다.
반면 동아의 경우 4∼9월 유료부수가 1백75만3백46부, 10∼12월에는 이전 분기보다 1천3백12부가 증가한 1백75만1천6백58부였다. 조선은 4∼9월 유료부수가 1백93만1천6백5부, 10∼12월에는 오히려 6천77부가 감소한 1백92만5천5백28부로 나타났다.
중앙은 이러한 부수 증가에 대해 “유료부수 공개가 유료부수Ⅰ(1∼2개월 무료기간)과 유료부수Ⅱ(3∼6개월 무료기간)로 세분화돼 공개되지 않는데서 비롯되고 있다”며 “2003년도 총 발행부수와 총 유료부수는 변동이 없다”고 주장했다.
즉 중앙은 2003년도 4∼9월에는 유료부수Ⅱ가 많았지만, 무가기간을 단축하고 P전략(자동납부에 따른 가격할인행사)을 고려해 ‘3개월이상 무가를 주지마라’고 각 센터에 독려하는 등의 노력으로 10∼12월에는 유료부수Ⅱ에 있던 구독자수가 유료부수Ⅰ으로 이동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신문은 2개월까지 무료기간으로 할 수 있으며, 유료부수Ⅱ에 대한 규정이 없다. 하지만 신문시장에서는 6개월까지 무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ABC협회 관계자는 “발행사보고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조·중·동 3사 관계자와 실무차원에서 접촉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견이 지속되면 올해 안에 발행부수 실사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