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지면변화를 선언했던 일간스포츠가 최악의 경영난을 극복해내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명예퇴직 권고 등 1차 구조조정에 이어 또다시 정리해고를 추진하고 있어 구성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일간은 지난 6일과 11일자 1면에 ‘죄송합니다’와 ‘두렵습니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싣고 연예와 스포츠를 벗어난 그동안의 잘못된 보도행태에 대한 사과문과 함께 지면개편 추진을 알리는 파격적인 기사를 실어 새출발을 알렸다.
최악의 시장악화를 보이고 있는 스포츠지 시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일간 내부에서는 49명이 1, 2차에 걸쳐 명예퇴직한 데에 이어 2차 정리해고를 협의하자는 사측의 정식공문이 지난달 25일 노조에 전달돼 구성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더욱이 노조측은 공교롭게도 정리해고 협의서가 전달된 날이 그동안 노·사협의과정에서 불거진 사측의 노조대응문건이 언론노조를 통해 공개된 다음날이어서 양측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노조는 7일 ‘정리해고 대상자는 경영진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죄송합니다’, ‘반성합니다’…, 그 형식이 느닷없고 뜨악한 감이 없지 않으나 조합이 그 노력과 진정성에 대해 시작부터 찬물을 끼얹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이 캠페인은 공허하다고 단정한다, 쓴웃음이 나온다, 왜일까”라고 의문점을 제기했다.
노조는 이어 “우리 내부에 흐르는 것은 신뢰인가, 불신인가, 안정감인가, 불안감인가, 불안과 불신 대신 신뢰와 안정감이 흐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한명이라도 있을까”라며 “경영진은 자격도 없고 명분도 없이 뻔뻔하게 정리해고를 획책하는 코미디를 집어치우라”고 주장하는 등 변화에 따르는 불안한 구성원들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했다
게다가 일간 구성원들은 최근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2대 주주인 중앙일보의 잠식설, 경영진에 대한 사법당국의 판결 등이 현 변화를 신분불안으로 몰고 갈 수 있는 가장 큰 잠재요소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간 노조 관계자는 “구조조정 이전 1백20여명에 이르던 편집국 기자들이 현재 90여명에 그쳐 더 이상의 인력 조정은 무리”라며 “부도덕한 경영진들의 잘못부터 일일이 밝힌 후 진짜 잘못에 대한 반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