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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경영진이 골프장으로 간 까닭은?

각 정당 핵심들과 잇달아 만나, 동아선 '여야 대화 촉구 위해', 언론계 '총선 앞서 사세 남용'

김 일  2000.11.08 1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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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김병관 회장이 총선 체제에 돌입한 여야 정당 핵심 인사들과 잇따라 골프 회동을 갖고 정치 훈수에 나섰다.



김 회장은 지난달 27일 경기도 고양시 뉴코리아 C.C.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등 당 중진 11명과의 대규모 골프 대회MF 갖고, 1주일 뒤인 4일엔 국민회의 권노갑 고문 등 12명과 경기도 광주군 곤지암 C.C.에서 라운딩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서도 동아일보는 한나라당 골프 회동 때와 동일한 김 회장, 오명 사장, 이현락 주필, 박기정 편집국장 등 4명이 참석했다. 국민회의측에서 골프를 치지 않는 이만섭 총재권한대행과 한화갑 사무총장은 '2차' 술자리에 참석했으며 권 고문, 이영일 대변인, 임채정 정책위의장 등이 필드를 이끌었다.



연이은 골프회동에 대해 동아일보 한 관계자는 "새 천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정치권이 분열하고 대화도 않는 등 민생 현안에 비전을 주지 않아 김 회장이 '원로 언론인'으로서 생산적 여야관계와 대화 복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각 정당에 모두 제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자민련측과는 일정을 정하지 못해 저녁식사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회창 총재가 골프 대회 직후인 29일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여야 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은 김 회장의 중재 역할이 주효한 것 아니겠냐"며 동의를 구했다. 또 "한나라당과의 모임 때 한 중진 의원은 '고 김상만 회장도 과거 '3김'을 광화문 사옥에 불러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사례'를 들어 김 회장의 중재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동아일보측 해석에 대해 언론계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둔 정당 입장에서 동아일보 사주인 김 회장 초청을 거부할 수 있겠냐"며 "사세 남용에 앞서 언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다수이다. 또한 여야에서 각 언론사와 골프 모임을 잇달아 개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언론계 시각이 곱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이다. "언론사 간부들과 친소 관계를 이용, 총선 대비 언론 플레이를 펼치는 구태가 지속되는 정치권은 한치의 발전도 이루지 못한다"는 비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