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법조팀은 2001년 9월 본격화된 이용호 게이트 취재 과정에서 얻게 된 단서를 근거로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정관계 로비가 있었다는 단서를 확보했다. 또 검찰이 이에 대해 내사를 벌인 정황도 확인했다.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는 대형 폭탄. 시기만이 문제였다.
계기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왔다. 최규선씨의 전 비서 천호영씨가 2002년 3월 29일 김홍걸 최규선씨의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관련 비리를 제보해온 것. 제보는 법조팀이 그 동안 취재한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본보 3월 30일자 시내판 1면 톱은 ‘체육복표 스포츠 토토 2001년 사업권 선정 고위층 친인척에 로비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본보 보도에 따라 검찰은 수사에 착수, 홍걸씨가 최씨 등과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 측에서 사업자 선정 청탁과 함께 TPI 주식 6만6000주 등을 받은 혐의를 확인하고 5월 17일 홍걸씨를 구속했다. 최규선씨와 TPI 대표 송재빈씨는 그에 앞서 각각 4월 19일과 5월 3일 알선수재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번 보도는 현직 대통령의 아들인 홍걸씨가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밝혀냈다. 또 대통령 친인척의 그릇된 행태가 초래하는 심각한 문제점에 대해 경종을 울린 데 큰 의미가 있다. 수상자는 첫 기사에 바이라인이 나간 이명건 박민혁 기자뿐이지만 이수형 정위용 이상록 이정은 길진균 기자가 함께 취재를 하고 기사를 썼다. 영광은 7명 모두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