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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선출방법이 편집권 독립 절대적 영향"

해설-편집·보도국장 선출방식별 장·단점

취재부  2004.10.27 09: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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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보도국장 지역별 선출방법  
 
  ▲ 편집·보도국장 지역별 선출방법  
 
직선제 ,공정보도 가능하나 사내 파벌조성 등 부작용

추천제 ,직선제 성격 갖지만 회사임명권 존중 '절충안'

임명동의제, 파벌방지 장점…‘임명제 다를 것 없다’ 지적도

임명제 ,구성원 동요 적은 반면 인사권자 따라 논조 좌우



언론학에서 정의한 편집권은 소유자, 경영진, 편집자 등 서로 협력·갈등하는 언론조직 내부에서 지면내용을 결정하는 권력 분배의 문제다. 최근 서울신문이나 MBN 등에서 편집·보도국장 선출 방식을 놓고 노사간 대립각을 세우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우리 언론과 같이 편집권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구조일 경우 그 선출방식에 따라 회사의 정체성과 편집권 독립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도 있다.



본보가 전국의 회원사 1백30곳을 대상으로 편집·보도국장 선임방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언론사 가운데 77.7%가 임명제를 도입한 반면, 직선제를 통해 선임하는 경우는 3.1%에 불과했다.



우리 언론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편집·보도국장 선임 방식은 모두 4가지. 각 선임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 살펴본다.



직선제

현재 편집·보도국장을 편집·보도국 소속 기자들이 직선제 방식으로 선출하는 곳은 서울신문, 한겨레, CBS와 인천일보 등 4개사. 서울신문은 2001년부터 직선제로 전환한 가운데 최근 임단협 과정에서 임명동의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으나 노조측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처럼 편집권 독립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직선제는 권력, 자본, 사주로부터 편집권 독립을 확보, 공정보도와 언론사명을 고취시킬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인 반면, 사장과 편집국장 간의 인사권 충돌을 비롯해 선거과열에 따른 사내 파벌조성, 선·후배 간 ‘눈치 보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 중견기자는 “직선제의 경우 사내 패거리 문화를 조성하기 때문에 편집국장의 능력보다는 인기가 우선시 된다”며 “인기에 영합하다 보니 신문의 논조가 ‘약해진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추천제

추천제는 YTN, 부산일보, 한라일보 등이 채택하고 있는 가운데 YTN과 부산일보는 ‘3인 추천제’인데 비해 한라일보는 ‘복수추천제’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 88년부터 편집권 독립 차원에서 ‘3인 추천제’를 도입한 부산일보는 편집국 조합원 기자들이 투표를 통해 편집국장 후보 3명을 선출하면 사장이 이들 중 한명을 선택하는 제도로써 그동안 최다 득표자가 선임되는 것이 관례였다.



이와 달리 한라일보는 지난 1일 노사양측이 참여한 편집위원회에서 복수로 편집국장 후보자를 추천하는 ‘복수추천제’를 도입했다.

추천제의 특징은 직선제의 성격을 갖지만 회사의 임명권을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최종 임명을 대표이사나 사장에게 맡기는 일종의 ‘절충안’이다.



임명동의제

임명동의제는 사장의 임명을 통해 선정된 편집·보도국장 후보에 대해 편집 및 제작 구성원들의 찬·반 의사를 묻는 제도다.

특히 지난해 경향신문이 직선제에서 임명동의제로 바뀌면서 ‘편집권 독립’이 흔들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재 편집·보도국장을 뽑기 위한 방안으로 임명동의제를 채택한 언론사는 전체 1백30개사 가운데 22개사(16.9%)로 임명제(77.7%) 다음으로 많이 도입하고 있다.

임명동의제는 선거과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편집국내 ‘파벌’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임명동의제가 임명제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이정호 정책실장은 “언론사와 같이 온정주의가 있는 곳에서 사장이 내정한 편집국장 후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자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명제

임명제는 전체 1백30개사 가운데 1백1개사(77.7%)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화된 선출방법이다.

신문 및 방송사별로 살펴보면 지방방송 53개사(52.5%), 지방일간지 22개사(21.8%), 중앙일간지 20개사(19.8%), 방송 6개사(5.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청지역 15개사와 강원지역 13개사가 모두 임명제를 통해 편집·보도국장을 선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지역언론사 편집권 독립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임명제의 경우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편집국 내부 구성원들의 동요가 적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 있으나 인사권자의 취향에 따라 편집국 논조가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와 관련, 언개연 김영호 공동대표는 “대부분 언론사들이 사실상 1인 지배체제 하에 있기 때문에 편집국장이 되기 위해선 사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편집위원회이나 편집권 규약을 통해 편집국 구성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