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년이 이제 달포 가량 남겨두고 있습니다. 사회일반 못지 않게 언론계 역시 ‘다사다난’함 가운데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을 채비를 하는 우리들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불확실, 불신, 불안정 속에 휩싸여 있기 때문입니다.
신문, 방송, 서울사, 지방사 할 것 없이 희망을 얘기하기엔 너무 거리가 먼 듯합니다. 하지만 터널은 반드시 끝이 있기 마련입니다. 진실보도와 공정보도를 위해 흘리는 우리의 땀방울은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언론 관련법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토론과 논쟁은 이 땅의 언론 미래를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나 과연 여야 간 다툼의 본질이 언론의 앞날을 위한 것인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 언론은 더 이상 정파간 당리당략의 계산대 위에 올려져선 안 됩니다. 언론 역시 이들 의 대리전에 이용돼선 결코 안됩니다. 국민들 신뢰만 잃어갈 뿐입니다.
정치권은 언론시장이 정상화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여론이 형성될 수 있도록 법적 틀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언론이 권력을 제대로 견제 감시 비판하는 한편 때로는 이해와 협조를 아끼지 않을 때 나라의 장래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17대 첫 정기국회에서 언론관련 법이 제대로 된 모습으로 통과될 수 있도록 여야 의원들이 지혜와 정성을 모아줄 것을 촉구합니다. 이를 위해 애쓰는 언론 동지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말씀을 아울러 전합니다.
고사 위기에 놓인 지역신문을 지원 육성하기 위해 출범한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아직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지역신문이 지방문화의 산실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 학계 그리고 언론계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첫술에 배부르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하지만 첫 단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위원회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이 적절하고도 공정하게 부여돼야 합니다.
석 달 가까이 파업을 겪고 있는 충청일보 사태를 지켜보는 우리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사주의 소유물이 된 현실을 지켜만 볼 수 없습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어서 활동을 시작해 언론의 사회적 기능을 이해하고 저널리즘 발전에 뜻을 가진 분들만이 언론을 경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합니다. 아울러 혹여 ‘잿밥’에만 관심 있는 경영인들은 더 이상 늦기 전에 신문을 언론인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해 주기 바랍니다.
제2회 동아시아기자 포럼이 17일 막을 열었습니다. ‘뉴미디어 산업 현황’과 ‘전쟁과 언론 및 언론인의 역할’이 주제입니다. 한국언론이 세계 각국의 기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많은 언론사가 십시일반으로 후원해 주었습니다. 보내준 성원에 깊은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