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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한국기자상 수상소감]

"내 목 내놓고 말한다" 숨겨진 취재원에 감사

최원규 기자  2003.0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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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보도 부문-한·중 마늘협상 세이프가드 연장불가 극비 합의

조선일보 / 최원규





정말 남의 일인 줄만 알았습니다.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기사로 상을 받는다는 것, 그것도 이렇게 큰 상을 받는 것은 무언가 남다른 기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자 생활 9년째. 좋은 기사 쓰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저에게 이번 한국기자상은 더 좋은 기사, 정확한 기사를 쓰라는 채찍입니다.

이 기사는 취재원의 말 한마디로 시작됐습니다.

“중국산 마늘에 대한 세이프가드 연장이 어렵다.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작년 6월 한 취재원이 어렴풋이 던진 말이 단초였습니다. “뭔가 있다”고 직감하고, 20여일간 정부 고위관계자들을 만났으나 워낙 극비사항이어서 취재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살을 붙여 취재한 끝에 ‘정부가 2000년 한·중 마늘협상 때 세이프가드를 연장하지 않기로 부속서에 합의하고도 이를 숨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건 전반을 파악하고 막판 확인에 들어가던 제게 한 취재원이 던진 말을 잊을 수 없습니다. “내 목을 내놓고 말하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 ‘숨겨진 취재원’에게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사건 보도에 큰 도움을 주신 강효상 경제부장을 비롯한 경제부원들께도 고마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늦은 밤 퇴근하는 저를 군소리 없이 지켜봐준 아내는 큰 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