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기자생활을 시작한 우리들에겐 아무리 해도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의구심이 큽니다. 답답하고 막막합니다.”
“올해 전 직원의 임금을 11% 인상하고 신입도 5명을 뽑았습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조선일보와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최근 한 말이다. 한 쪽 행간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다른 쪽에는 희망과 자부심이 물씬 배어있다. 발행부수에서 1위인 조선일보와 인터넷신문 페이지뷰에서 1위인 오마이뉴스의 단순 비교는 힘들다. 직원이나 매출액 등 산술적 측면에서 종이신문과 인터넷 신문의 비교는 실제로 무리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래비전에 대한 접근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두 신문이 종이신문과 인터넷신문에서 1등을 유지하고 이끌어가는 경영도 대비된다. 한쪽은 직원을 내보내고, 다른 한 쪽은 직원을 충원하고 있다. 조선 경영진이 회사내부의 위기를 진단하고 조직정비를 할 때, 오마이뉴스 경영진은 국제무대에서 회사를 홍보하고 미래비전을 찾는 모습도 사뭇 다르다.
실제로 조선은 최근 사상초유의 명예퇴직을 받고 있다. 전체직원 7백13명중 61%인 4백36명이 해당될 만큼 대상의 폭이 크다. 조선은 이를 통해 ‘조직의 슬림화, 효율화를 꾀하고 위기에 대처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목표가 있을지라도 기자들의 사기저하에 대한 손실이 너무 크다. 기자들의 분위기는 두툼한 퇴직금보다 솔직히 당혹감 그 자체이다. 기자들은 “큰 회사라면 경영이 뭔가 달라져야 하는데 구체적인 노력도 전략도 안보인다”고 성토하고 있다.
반면 상근기자 30여명, 창사 4년에 불과한 오마이뉴스는 성장일로를 걷고 있다. 물론 한편에서는 ‘권력 프리미엄’을 이야기 하지만, 오마이뉴스 나름의 착근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자들의 자부심도 크다. 특히 시민기자들과 누리꾼들(네티즌)들에게 맞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일반 의제를 설정하는 순발력은 종이신문을 앞지른다.
이제 무한경쟁시대, 뉴미디어시대에는 언론부터 보수, 진보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넘어서야 한다. 어쩌면 1등 종이신문이 1등 인터넷신문에서 배워야할 시대가 이미 도래 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