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지역을 총괄하는 기자협회 출범을 위한 움직임은 90년대 초부터 아시아 각 국에서 있어 왔지만 각 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현실화되지 못했었다. 실제로 대만 등 몇몇 아시아 국가들은 몇 년 전부터 아시아기자협회 출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나름의 노력을 했으나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의 반대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아시아기자협회 구성 논의는 지난해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1회 동아시아기자포럼 이후 아시아기자협회 출범의 필요성에 대한 담론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포럼에 참가했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대표들이 이 지역 언론발전을 위해 아시아지역을 아우르는 기자협회 출범에 대한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한국기자협회가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
동아시아기자포럼 참가자들의 계속되고 강력한 요청에 힘입어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서울과 경주에서 개최된 제2회 동아시아기자포럼 총회에서 아시아기자협회가 전격적으로 창설되는 결실을 맺게 됐다.
이번 아시아기자협회 출범의 배경은 지난 2001년도 국제기자연맹 (IFJ)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함으로써 한국기자협회의 위상이 국제 언론계에서 크게 제고되었고, 이후 미국기자협회와의 정기 기자교류를 본격화함으로써 그 여건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지난 5월 아테네에서 열린 국제기자연맹총회에서 러시아기자협회와 한국기자협회간 정기 기자교류협정에 잠정 합의한 것도 이번 출범에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여러 국가들의 언론인 안전 등 자국 언론 상황이 크게 악화됨으로써, 아시아지역 언론인 연대를 강화하고, 국제기자연맹과의 긴밀한 관계와 협조가 더욱 필요함에 따라 동남아국가들이 아시아기자협회 출범을 강력히 요청한 것도 이번 출범의 배경이 됐다고 할 수 있다.
특히 11월초 필리핀에서 2명의 언론인이 피살당하고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언론인 안전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어 이번 포럼에서 아시아기자들의 공통 관심사항을 협의하고 공동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의 설립 필요성이 커진 것도 아시아기자협회의 전격적인 출범을 가능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기자협회 이상기 회장의 활약은 주목됐다. 이 회장은 아시아지역 언론자유를 신장시키고, 지역언론인 간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지역을 총괄하는 기자협회 출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었다. 이 회장은 실제로 중국, 대만, 홍콩, 일본 등 이해관계가 다른 각국 기자협회들간의 조정역할을 훌륭히 해내 아시아기자협회 출범의 견인차가 됐다.
이번 아시아기자협회의 출범에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로 비사회주의 국가 국제언론단체에 중국이 처음 참여하였다는 것도 큰 의의를 들 수 있다.
또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호주를 회원으로 참가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 아시아 및 태평양지역을 아우르는 국제적 지역언론기구로 출범시킨 것도 중요한 성과다. 이들 국가가 회원국이 됨으로써, 본 협회가 범세계적인 성격을 띤 지역 국제언론인 협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한반도 주변 4강이 모두 참여하게 되어 한반도 평화증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아시아기자협회 본부를 서울에 두기로 결정한 것도 향후 한국 언론의 국제화 및 세계화에 적지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