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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학자들이 달라지고 있다

민감한 현안에도 입장 분명히 밝혀...
이창근 회장 "소신 말 할 수 있도록 앞장설 것"

김창남 기자  2004.11.30 17: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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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 열린 언론학회 토론회에서 언론학자들이 6시간 동안 열띤 공방을 벌였다.  
 
  ▲ 지난달 26일 열린 언론학회 토론회에서 언론학자들이 6시간 동안 열띤 공방을 벌였다.  
 
언론학자들의 모습이 사뭇 달라지고 있다.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둘러싼 논의에 있어서 침묵하거나 비껴가던 예전의 모습과 달리 자신의 입장과 소신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달 26일 오후 1시 30분 언론재단 12층 연수센터에서 언론학회(회장 이창근) 주최로 열린 ‘언론법 개.제정에 관한 토론회’에서는 12명의 언론학자들이 발제 및 토론에 참석한 가운데 정치권과 언론계의 찬반양론이 뜨거운 언론법 개.제정 문제를 놓고 3백60분간(약 6시간) 동안 열띤 공방을 펼쳤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서울대 강명구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언론계에 불거지고 있는 ‘자사이기주의’를 지적하며 “공동체적 저널리즘을 위해 우선 언론전쟁이 종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교수는 “언론개혁의 주체는 기자가 되어한다”고 규정한 뒤 “기자협회와 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축이 되고, 언론학회 혹은 여러 학회가 연합한 전문가, 그리고 정당, 경영자와 노동조합,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언론개혁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임상원 언론학부 명예교수는 여.야 모두가 발의한 언론관련 법안을 부정하며 “조중동을 포함한 관련 당사자들이 문제를 정리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반면 성균관대 방정배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문시장의 혼탁을 지적한 뒤 “신문시장질서에 심대한 결함이 존재한다면 국가의 입법적.정책적 개입이 필요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신문법이 제기됐다”고 말해 정부에 의한 언론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강원대 정윤식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원리나 이론에 입각해 논의가 진행되기보다는 이미 정치적 시각에 의해 언론개혁의 청사진이 설정되고 있다”며 “의회 내에 ‘미디어 발전 연구회’나 ‘언론개혁 위원회’를 구성, 체계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토론을 지켜본 한 언론계 인사는 “그동안 언론학자들이 민감한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는 경향이 강했으나 오늘 토론회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언론학자들이 자유롭게 다양한 견해를 내놓는 토론회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언론계의 갈등과 고민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언론학회 이창근 회장(광운대 교수)은 언론학자들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앞으로도 언론학회는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공론장으로써의 역할뿐 아니라 현안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학회는 방송이나 신문과 달리 이해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다”며 “여러 학자들이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학회가 앞장 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