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기자가 남입니까…”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와 골수이식수술이 진행 중인 전자신문 권상희 기자의 외아들 규태 군(4)을 돕기 위한 운동에 경쟁 언론사에 이어 대기업 사원들까지 동참하면서 ‘훈훈한 겨울나기’가 확산되고 있다.
<본보 8월 18일자 6면 참조>
전자신문 권상희 기자는 지난 6월 외아들 규태 군이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자 자신의 전셋집을 처분한 돈과 주변 언론계 선후배들의 성금 등을 통해 수술비를 충당해왔다. 실제로 규태의 수술비와 치료비가 많아지자 전자신문 선후배 동료기자 등 전 직원들은 정성이 담긴 성금과 헌혈증서를 전달했고, 경쟁사인 디지털타임스 기자들도 성금 모금 운동을 벌이는 등 권 기자 아들 돕기가 계속돼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 규태의 2차 수술을 앞두고 권 기자의 가족들은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새로운 골수가 이식되면서 B형이었던 규태의 혈액형이 AB형으로 바뀌게 돼 더 이상 가족들의 혈액으로는 수혈이 불가능하게 됐던 것.
이 같은 권 기자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전자신문 노조와 기협지회 소속 기자들은 2차 수술을 앞둔 지난달 전 사원들을 대상으로 AB형 혈액형 수혈 지원자 모집에 나섰다.
그 결과 5명이 AB형 혈액형이었으나 이들 중 3명은 수혈불가능 대상자로 판정돼 겨우 2명만이 수혈에 참여할 수 있었다.
부족한 AB형 피를 더 구하기 위해 전자신문 기자들은 출입처 기업의 내부 소식망을 통해 AB형 혈액 보유자를 대상으로 ‘권 기자 돕기’에 나서줄 것을 요청, LG전자의 경우 소식이 알려진지 1시간 만에 10여명이 넘는 사원이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
이로 인해 지난달 25일 규태 군의 골수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현재 건강한 상태에서 무균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자발적 수혈에 나섰던 LG전자 본사 사원들뿐만 아니라 LG전자 오산사업장의 AB형 혈액형 직원 10여명도 앞으로 규태 군의 치료에 피가 필요할 경우 헌혈을 아낌없이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와 권 기자뿐만 아니라 동료기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또 삼성전기㈜의 사원 5명도 수혈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오는 등 출입처 직원들과 기자 사이에 아름다운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권상희 기자는 “이번 일을 통해 기자 동료들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따뜻한 마음과 끈끈한 정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전자신문 동료와 디지털타임스, 그리고 출입처였던 이들 기업 사원들에게 평생 동안 잊지 못할 선물을 받은 셈”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권 기자의 외아들 규태 군은 지난 6월 백혈구 이상이 발견돼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골수이식 수술 및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