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동안 아시아 지역을 뒤흔들었던 경제난은 아시아 국가들의 언론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 같다.
11월 22일부터 26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아세안 기자연합 (Confederation of ASEAN Journalists) 회의의 열띤 토론의 주된 의제는 한 마디로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언론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의 모색이었다.
아시아 경제난을 계기로 언론개혁이란 불가피한 것이며 그 동안 지속되어왔던 아시아 언론들의 후진성은 극복되어야 한다는 것에 12개국 모든 참가자들은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1999년 9월에 의회를 통과한 새로운 언론 법을 보면 언론자유를 좀더 확대보장 해 줌으로써 언론개혁을 이끌어간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이제부터는 정보관련부처의 허락 없이 출판물을 인쇄할 수 있으며 보도기사가 기자윤리에 어긋날 경우 발행인은 모두 법적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안이다.
인도네시아는 언론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지 못한 것을 경제위기에 기여한 하나의 큰 요인으로 보고있었다.
태국은 1997년 10월 공식 정보 결의안 (Official Information Act)을 채택하였다. 이는 일반 시민들에게 정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으로서 결의안 채택 이후 정부의 언론탄압을 막는데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한다.
또한 정보흐름을 좀더 원할 하게 도와주며 특히 정책담당자와 일반 시민들의 거리를 더더욱 좁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태국은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이러한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아세안 기자연합 (CAJ)는 1975년 11월 발족되었으며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그리고 베트남을 중심으로 언론 자유와 언론의 책임을 보장하며 ASEAN 국가들의 이익과 상호교환을 도모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 특히 1997-98년에 걸친 경제난을 계기로 CAJ는 ASEAN 국가들의 단합과 필요성을 더더욱 실감하였으며 서로의 사회문화적 고리를 더욱 단단히 굳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라오스가 CAJ에 공식 가입하였으며 한국은 dialogue partner로 남아있다.
한국과 같은 dialogue partner 중에는 일본이 포함되어 있었다. 일본 기자협회의 경우 CAJ와 fellowship program을 이미 20년 이상 지속하고 있으며 이 교환 프로그램은 ASEAN국가들사이에서 대단한 호응을 얻고 있었다.
이에 뒤질세라 독일의 베를린 국제 언론 연구소 (International Institute for Journalism in Berlin) 대표로써 observer자격으로 참여했던 Rudiger Claus씨는 다양한 언론 연수 프로그램 및 앞으로도 CAJ 회의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의사를 보이며 마치 ASEAN 국가들에게는 "Santa Claus"같이 보여졌다.
한국은 2001년 국제기자연맹 (International Federation of Journalists Congress) 24차 총회를 주최하게 된다.
ASEAN국가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는 한반도 분단이라는 상황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주목을 받는 가운데 앞으로 다가올 총회를 맞이하며 한국은 무엇보다도 부정부패의 국가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언론의 정경유착 관계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번 하노이 방문 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의 간담회가 있었다. 베트남 국가의 부정부패가 이슈로 떠오르자 Le Kha Phieu 서기장은 한국을 예로 들며 이는 베트남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었다. 경제적 발전에 있어서는 ASEAN 국가들의 부러움을 사는 한국이 이러한 강한 부정적 이미지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언론은 이러한 부정부패척결에 앞서야 할 것이며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 구축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