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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사회 동호회 활동 '뚝'

언론시장 침체 여파…참여율 미미하고 지원도 줄어
선·후배 친목의 장 상실 우려도

이종완 기자  2004.12.15 11: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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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여가 선용과 사내 친목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온 언론사내 동호회 활동이 언론시장 침체 분위기에 휩쓸려 점차 퇴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초 의도했던 여가선용을 통한 업무능률 제고는 물론 선·후배간 친목의 장도 사라져가는 분위기다.



이같은 분위기가 가장 먼저 체감되고 있는 곳은 신문사다.

신문사 중 비교적 동호회 활동이 활발했던 동아일보는 90년대 초 10여개 정도의 동호회가 계속적으로 운영돼 왔지만 ‘IMF’ 이후 사회인 야구팀에 등록된 야구부를 비롯 산악부와 축구부 정도를 제외하곤 활동이 미미한 실정이다.



동아의 한 기자는 “편집국 내 기자들의 동호회 참여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기자들에게 있어 동호회 활동은 ‘남의 잔치’”라고 말했다.



경영난이 심한 군소 신문 기자들의 동호회활동은 거의 전무하다.

동호회 활동이 있는 날이면 10만원 정도의 활동비를 지원해온 전자신문은 사측과 노조의 적극적인 지원방침에도 불구 현재 낚시와 축구, 등산 등 3개 동호회가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기협 축구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한창 열을 올렸던 축구부도 대회가 끝난 하반기부터는 아예 정규 모임 자체가 없어져 축구를 좋아하는 몇몇 기자들끼리 비정기적으로 친목을 다질 뿐이다.



디지털타임스는 지난 3~4월까지만 해도 동호회 별로 1년에 2회 정도 각각 10만원의 활동비 지원이 이뤄졌지만 현재는 인라인과 게임 동호회 등 3개 정도의 동호회 활동이 간간히 이뤄지고 있을 뿐 사실상 동호회 활동이 없어 지원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



이로 인해 동호회 활동이 끝난 후 자주 갖던 선·후배간의 회식자리도 줄어들었다.



90년대 야구와 농구, 바둑 등 10여개의 동호회가 운영됐던 서울신문도 갈수록 어려워지는 신문시장 분위기를 반영, 회원탈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현재 산악과 볼링, 낚시, 축구, 사이클, 테니스 등 6개 동호회만이 운영되고 있는 서울은 분기마다 10만~30만원의 지원을 하고 있지만 동호회에서 활동비 청구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겨레는 경영상태가 어려워지자 월 5만원씩 지급됐던 동호회 활동비 지원도 아예 끊겼다.



그래도 방송사는 좀 나은 편이다.

90년대 중반에서부터 조직되기 시작했던 SBS의 동호회 활동은 스킨스쿠버와 란동호회, 기우회 등 25개가 조직돼 행사때마다 최대 1백50만원의 상대적으로 높은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런 탓에 SBS내 구성원들의 동호회 활동은 꾸준히 진행된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SBS와 달리 CBS와 MBC의 동호회 활동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게 없다.



MBC는 신문사에 비해 높은 동호회 활동 지원비를 책정하고 있지만 기자들의 참여율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CBS는 동호회 활동보다 직종별로 연구모임 등이 활성화 돼있다.



한 일간지 기자는 “과거 동호회 활동은 취미함양뿐만 아니라 선·후배간 서먹서먹했던 감정을 푸는 좋은 기회가 됐던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 상황은 각 신문사마다 인력이 줄어 그때 그 때 업무량을 채우기에도 시간이 모자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기자는 “주로 동호회 모임이 주말에 진행되기 때문에 기자입장에서는 유일한 휴일인 주말을 포기해야해 동호회 활동이 반가울 리 없다”며 “과거 언론사들이 가졌던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