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독립형 인터넷 언론 중 이른바 ‘진보’로 분류되는 사이트와 ‘보수’로 분류되는 사이트들 간의 1일 평균방문자수 및 점유율의 차이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수성향 매체의 잇따른 등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의 여론은 여전히 진보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진보, 전체 방문자수의 64% 차지
2004년 1월부터 11월까지 랭키닷컴 ‘인터넷뉴스 분야’의 하루평균 방문자수 상위 15개 사이트 가운데 진보 성향을 지닌 사이트는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딴지일보, 브레이크뉴스, 진보누리, 민중의 소리, 뉴스툰, 레이버투데이 등 8개. 보수 성향을 지닌 사이트는 독립신문, 업코리아 등 2개 매체다. 그러나 연합뉴스, 도깨비뉴스, 이데일리, 뉴스앤조이 등과 오프라인 종속형인 ‘시민의 신문’ 등은 타 매체와 비교기준이 다르거나 이데올로기적 성향을 나눌수 없어 ‘기타’로 구분했다.
본보는 랭키닷컴으로부터 받은 이들 사이트의 ‘1∼11월 월간 순위 및 하루평균방문자수와 분야 점유율’ 자료를 기준으로 성향별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하루평균 방문자수에서 진보 매체는 모두 71만3천4백70명으로 15개 매체 전체 하루평균 방문자수 1백11만4천51명의 64%를 차지했다. 2만9천62명을 기록한 보수 매체는 3%를 차지했으며 37만1천5백19명을 기록한 중도 및 기타 매체는 3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분야 점유율에서도 진보와 보수의 차이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8개 진보 사이트는 연평균 분야점유율 합계에서 52.6%를 차지한 반면 2개 보수 사이트는 2.6%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또 전체 85개 사이트 가운데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의 점유율은 각각 31.3%와 9.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진보 성향의 두 매체가 41.2%로 전체 인터넷뉴스 분야에서 주도적인 위치에 있음을 입증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1월부터 11월까지 9월의 28만명을 제외하면 매월 하루 평균 30만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1월 일평균방문자수 1만7천1백10명으로 출발한 ‘독립신문’은 대통령 탄핵과 총선 기간 동안 방문자수가 꾸준히 상승돼 4월에는 3만명이 넘어섰으나 이후 하향세를 보이며 11월 현재 2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 속성인가, 시장 환경 탓인가
이같이 인터넷 언론의 진보·보수간 차이가 극심한 이유에 대해 현업자들은 ‘인터넷의 속성’과 ‘시장 환경 탓’이라는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오마이뉴스 정운현 편집국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인터넷은 진보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국장은 “올해 인터넷 언론은 진보, 보수 전체적으로 성장한 면을 보이고 있다”면서 “탄핵, 국보법폐지 등과 관련해 이념적, 정치적 대립이 심한 상황에서 보수 진영들이 목소리 낼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러나 특종, 기획, 의제설정 등 공익적 성격을 지닌 언론으로서 여론을 주도해야 하는 점에서는 보수 매체들의 영향력이 아직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업코리아의 김형수 편집국장은 진보·보수 보다 좌·우로 구분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점을 먼저 밝히면서 “인터넷은 아직도 좌의 색이 강하다. 뉴스 소비층에서 우측 수용자가 너무 적고 20∼30대들이 주계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좌의 성향을 지닌 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에 자연스레 비슷한 성향의 매체들이 영향력을 얻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다음 정권이 보수 성향으로 바뀐다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좌와 우의 구도는 인터넷상에는 9대 1 정도지만 전체 신문시장에서는 5대 5, 그리고 방송을 포함하면 오히려 6대 4정도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우측 성향의 인터넷 매체들이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어떻게 조사했나
랭키닷컴의 ‘인터넷 뉴스 분야’ 사이트는 모두 85개. 이 가운데 상위 30위권 내 사이트들의 2004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순위, 분야점유율, 일평균방문자수 자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상위 15위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점유율이 1% 미만으로 나타났고 3월 이후 창간한 매체들은 비교 기준에 속하지 못해 본보가 조사대상을 임의적으로 상위 15개사로 한정했다. 매체별 성향 구분은 많은 논란이 있었다.
특히 동아닷컴이 만드는 ‘도깨비뉴스’의 경우 동아일보가 만들고 있으므로 보수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도깨비뉴스’가 담고 있는 내용이 진보나 보수로 구분하기 곤란한 콘텐츠란 점에서 결국 ‘기타’로 분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