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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원 굿모닝서울 편집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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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은 7개 부문 46편이었다. 지난 5월의 53편에 이어 올 들어 두번째 많은 작품이 응모하였다. 1차 심사를 거친 작품은 22편이었고 15명의 심사위원이 참석한 2차 심사에서 8편을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토론에 앞서 자료로만 매긴 2차 심사의 1차 채점 결과 대부분의 작품이 수상 기준인 8.0점을 넘을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이달의 기자상이 일선 기자들의 ‘열린 경쟁의 장’으로 자리매김하여 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상의 권위가 더해지는 반증일 것이다.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여자쇼트트랙팀 상습구타’(연합뉴스)는 조직 특성에 비추어 쉽지 않은 사안을 집중보도하여 여자쇼트트랙팀이 새롭게 출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다른 매체에서 팀 이탈을 먼저 다뤘지만 ‘왜?’ 이탈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관계자 증언을 통해 생생히 보도한 기자의 발품이 인정받았다. ‘HSBC, 제일은행 인수한다’(한국경제)는 취재기자가 정부 관리보다 먼저 사실을 파악하고 뉴브릿지와 HSBC간에 밀실협상을 공개함으로써 국가경제의 불이익을 최소화한 특종이었다. 인수에 따른 경제적 파장과 외국 자본의 문제제기까지 잘 짚어줬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자영업 비상구가 없다’(동아일보)는 자영업의 대란이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고 외환위기 이후 왜곡된 노동시장의 영향이라는 기획의도가 참신했다. 취업대란으로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양산되고 정부의 무분별한 지원정책으로 자영업 문화의 미성숙이 부른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도 잘 지적됐다. ‘미군기지 환경오염 리포트’는 세계일보의 특별취재팀이 일군 또 하나의 수작이었다. ‘미군기지…’는 주제는 평이했으나 6주 연속 1면 톱으로 처리한 집중력과 접근이 어려운 사안을 치밀하게 취재하여 미군이 기름유출과 환경오염을 처음으로 인정하는 결과를 얻어낸 점이 돋보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분의 ‘한국과 미국’(SBS)은 부시 2기 출범에 맞춰 주한미군 재배치와 감축, 이라크 파병 등 주한미군 위상변화에 맞춘 시의 적절한 기획물이었다. 미일 전문가와 미 국방부 입장, 한미간의 입장차등 광범위한 현장취재로 객관성을 높이고 이지스함 함내 취재등 현장성도 충실히 하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의 ‘뷰티풀 뉴 제주’(제주일보)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의 난 개발을 막고 새로운 도시 패러다임을 만들자는 기획의도가 현실적이었다. 전문가그룹과 함께 요소별 경관의 문제점을 현장취재 함으로써 대안제시도 충실했다는 평가였다.
지역기획방송부문은 ‘대안은 농촌에 있다’(춘천MBC) ‘임하댐의 재앙’(안동MBC) ‘조선 산업 틈새시장을 노려라‘(목포 MBC)등 MBC 지역방송 3사가 치열하게 경쟁하였다. 고심 끝에 쌀 개방 파고에 맞서는 농업의 위기와 농촌의 대안을 적절하게 제시한 춘천MBC의 ‘대안은 농촌에 있다’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보도부문의 ‘폭탄주에 취한 행정감사’(경인일보)는 도의원들과 피감기관 간에 부적절한 술자리를 상징적으로 잘 포착하여 수상작으로 뽑혔다.
탈락된 작품들 가운데 아쉬운 작품들이 많았다. ‘검찰 수사관 수감 중인 경매브로커 이용 재테크’(한국일보), ‘농촌의 코시안’(한겨레),‘영세노동자 건강실태와 근골격계 질환 축소인정지침 파문’(CBS), ‘인터뷰하면 촌지 준다’(CBS경남), ‘장애인 지하철선로 추락사 이대론 안된다’(뉴시스)등은 비록 득표에는 미달했지만 수상작에 버금가는 수작이라는 박수를 받았다.
이달의 심사대상 작품은 46편이었다. 몇 번의 지적이 있었지만 장황한 공적 설명이나 방송부문의 경우 광고를 포함하여 방송 전 내용을 편집하지도 않은 채 출품하여 심사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응모방법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올 한해 일선 기자들의 ‘이달의 기자상’ 심사를 하였다. 작품마다 기자들의 땀과 열정을 새삼 느꼈고 내 자신도 추스르는 계기가 되었다. 기자들의 노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