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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무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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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5월15일 창간한 ‘한겨레’가 한국기자협회에 가입하기까지 무려 11년 남짓한 세월이 걸렸다. 기자협회 가입 ‘무용론’이 지배적이었던 탓이었다.
그런데 1999년 4월쯤인가로 기억되는데, 필자를 비롯한 ‘한겨레 축구동호회’ 회원들이 기협 가입 결행에 나섰다. 아무도 기협 가입을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하는 상황에서, ‘기협 축구대회’ 출전을 내세워 관심 있는 동료 선·후배를 끌어 모았고, 결국 가입에 성공(?)했다. 물론 아직도 언론노조가 있는데 기협에 뭐 하러 가입하느냐며 비회원으로 남아 있는 후배들도 적지 않다.
어쨌든 기협에 가입하고 가시적으로 달라진 것이 있다면, 1년에 한번 축구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점, 기협이 주는 각종 상의 대상이 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회비도 매달 꼬박꼬박 낸다.
사실 기협 가입 여부를 떠나 1988년부터 기자생활을 하면서 기협에 대해 느낀 점은, 뭐랄까 늘상 부정적인 이미지였던 것 같다. 무엇보다 기협회보 기자들에 의해 파헤쳐지는 한국 언론의 어두운 그늘에 대해, 수도 없이 자괴감을 느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매번 그 소리가 그 소리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얼마나 고쳐지지 않으면 기자협회보에서 그렇게 쓰겠는가 이해가 가는 측면도 많았다.
‘한국기자협회 강령’을 새삼 음미해 봤다. 개인적으로는 5가지 중 ‘언론인 자질향상을 위해 힘을 쓴다’, ‘서로의 침목과 권익옹호를 위해 힘을 합친다’라는 대목이 가장 와 닿았다.
기협은 국내외 연수지원, 저술지원, 각종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언론인 자질향상에 앞장 서고 있다. 하지만 기협이 기자협회보를 통해 너무 언론인 치부 들추기나, 특정 언론들에 대한 비판에 집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부 기자들의 잘못된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너무 그런 점만 부각시키다보니 스스로 언론인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생각도 매번 들었다.
기협이 언론매체에 대해 비판·감시기능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자들이 사지로 내몰리고 매체들끼지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는 시대, 강령에도 나타나 있듯이 기자들의 친목과 권익옹호를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주는 노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일년에 한번 축구대회 열고, 분야별로 몇 년에 한번 세미나 연다고 친목이 생기고 자질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