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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산 故박무 사장

"기자는 생명 건강 돈을 버릴 수 있어야"

김신용 기자  2005.01.11 11: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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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박무 사장  
 
  ▲ 故 박무 사장  
 
“기자는 생명과 건강, 돈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

6일 세상을 표표히 떠난 머니투데이 박무 사장이 생전에 한 말은 지금도 후배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故人은 기자로서, 경영인으로서 정관계는 물론 재계의 마당발로 통했다.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사며 살아왔다. 또 자신을 희생하며 후배들에게 ‘기자의 魂’을 가르쳤다.



때문인지 고인의 빈소는 人山人海를 이루었다. “형님, 동생”하며 지내온 이헌재 재경부 부총리를 비롯해 이병완 청와대홍보수석,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부회장, 정운찬 서울대총장 등 수백여명이 빈소를 찾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조화도 눈에 띄었다. 노 대통령과 고인의 관계는 알려진 것보다 그 이상이다. 노 대통령은 후보시절 고인을 만나 경제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정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2003년 말 폐암선고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언젠가 청와대에서 점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후배, 취재원들과 술을 마시는 것을 소중히 여긴 이 시대 마지막 낭만주의자였다.



고인은 술을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새벽 3시까지는 기본이었다고 한다. 술을 좋아하는 등 그릇이 커 한국일보 시절 ‘박무사단’으로 불릴 만큼 그는 후배들에게도 존경을 받았다.



술집도 이곳 저곳 다니지 않고 단골로 다녔다. 때문에 빈소에는 선술집 아줌마들이 찾아 흐느껴 우는 모습이 목도됐다고 한다.



한국일보 관계자에 따르면 고인은 늘 “훌륭한 기자가 되려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즉 기자를 하려면 술을 마시며 취재원과 시간을 함께하고 돈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래야 취재원의 마음을 살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건강을 잃어가는 것은 말할 나위없다. 고인은 그래서 기자는 ‘생명 건강 돈’ 3가지를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고인은 이제 세상 시름없는 하늘나라로 영면했지만, 언론계 선후배들에게 가슴으로 던진 ‘기자의 올곧음’과 ‘기자의 正道’는 전설로 남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