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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한국기자상 수상소감]

급박한 중국행, 긴박한 취재 가슴 졸인 동료들에 감사

박 일 기자  2003.0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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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보도 부문(사진)-자유를 향한 진입, 체포 그리고 절규

연합뉴스 / 박 일



만 20년 사진기자생활을 보낸 시점의 한국기자상이라니 가슴이 뿌듯해지고 ‘2002년 5월’ 그때 중국 선양에서 내가 큰일을 해냈구나 하는 실감이 다가온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초까지 곳곳에서 주는 큰 상들을 수상하면서도 나 자신이 수상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지금 시점에선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도 현장에서 나보다 열심히 뛰는 다른 선후배들이 더욱 많을 테니 말이다.

지난해 1월 현장을 떠나 취재데스크에 앉으면서 이젠 취재일선에서 사라져가는 건가 하는 의구심을 안은 채, 후배들에게 취재지시를 하며 담배만을 죽이고 있던 나에게 북한부 이충원 기자의 연락은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이 기자의 정보에 의하면 선양에서 대규모의 탈북자들이 다음날 외국대사관을 통해 진입한다는 내용으로 중국비자가 있는 사진기자가 필요하다는 급보였다. 여행을 가기 위해 중국비자를 갖고 있던 나는 급히 취재장비를 꾸려 북경을 거쳐 선양으로 들어가 탈북자 지원단체의 팀원을 만났고 한미양 일가족을 만나 그들의 일본영사관 잠입과정과 강제연행되는 장면들을 취재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잡았다는 부담감에서부터 중국 공안에게 체포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과 불편한 사진전송, 선양을 빠져 나오기까지, 나 자신보다는 본사 데스크와 편집국장이 더욱 애를 태웠을 것이다. 모두에게 감사하고 싶다. 특히 이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던 이충원 기자가 수상권 밖에 있었다는 것에 대해 미안함을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