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신문사간 지면 경쟁이 벌어졌다. 동아일보가 10일부터 PDF(Portable Document Format) 서비스를 개시하자 조선일보도 19일부터 가세했으며 중앙일보 역시 뒤따를 채비를 갖추고 있다. '글로벌 에디션'을 표방한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PDF 서비스는 그러나 대한매일에서 이미 1년 전부터 실시해온 방식이며, PDF 자체가 획기적인 프로그램이거나 신기술도 아니다. 다만 동아일보가 프레스포인트사와 계약을 맺어 세계 12개 주요 도시에서 지면을 인터넷으로 받아 인쇄, 배달하도록 한 것이 새롭다.
프레스포인트사는 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때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중앙일보는 세계 유력 일간지들과 함께 이 회사와 계약, 올림픽 기간 동안 현지에 인쇄된 신문을 전하는 배달망을 갖추었으나 별 성과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동아일보가 6일자 1면 사고와 함께 1개면을 통틀어 대대적으로 관련 기사를 게재한 데 이어 조선일보도 19일자 사고를 통해 서비스 개시를 알린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동아·조선·중앙일보 3사간 경쟁 구도에서 빚어진 자존심 싸움이란 측면 이외에 긍정적인 이유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신문의 취약점은 단순히 텍스트 파일만을 전달하는 것이었는데 반해 PDF는 편집된 지면을 보여줌으로써 신문사의 가치 판단까지 전달한 것"을 가장 먼저 꼽았다. 동아일보의 한 관계자는 "PDF가 공개된 기술이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음에도 프레스포인트사와 계약을 체결해 인터넷에서 다시 종이로 인쇄·배달하는 이유는 '독자들이 필요로 하는 지역에 신문을 갖다 놓겠다'는 경영 의지"라며 "종이신문을 고수하겠다는 게 아니라 아직까지는 유용한 전달 체계이기에 배달망을 갖춘 회사와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차이는 최종판 서비스를 포함, 광고면이 제공되지 않는 점이다. 동아일보는 약정한 페이퍼 게재 이외에도 추가 광고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광고국에서는 인터넷 광고를 적극 유치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2월부터 3월말까지는 무료로 광고를 게재하는 서비스 기간으로 설정했으며 이후부터는 전세계적으로 배달되는 만큼 글로벌 어필이 필요한 기업의 광고를 수주할 계획이다.
19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조선일보는 아직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 자체 C3 시스템과 연관시켜 일단 가판서비스만실시하고 있으며 최종판은 이달말까지 서비스 체제를 개발한 후 선보이겠다는 자세다. 중앙일보측은 2월말 시스템이 구축되는 즉시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먼저 실시한 대한매일은 뒤늦게 뛰어든 신문사들의 경쟁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대한매일 1면과 스포츠서울 1면을 무료 서비스하고 있으나 나머지 면은 두루넷 또는 하나로 통신을 통해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를 하고 있어 이용자가 제한돼 있는 약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밀레니엄을 맞아 각 신문사가 인터넷 전략을 공통적으로 주창하고 나선 만큼 PDF로 촉발된 경쟁이 또 어디로 번질 지 관심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