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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2회 이달의 기자상 / 선정경위

연말 '비수기'로 추천작 적어

류숙렬  2000.11.13 12: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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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KBS '수입쇠고기···' 만장일치 선정

SBS·광주CBS 보도 성실한 취재 돋보여



류숙렬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 문화일보 국제부 차장





기자협회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일주일 전에 한보따리나 되는 추천작들이 심사위원들에게 배달되면서 시작된다. 심사위원들은 미리 배달된 추천작들을 읽어보며 공정한 심사를 위해 각사에 추천 경위나 관련 보충취재를 거친 다음 심사에 임하게 된다.



심사 당일 12시 기자협회 회의실 탁자에는 도착하는 대로 먹을 수 있게 준비된 똑같은 도시락이 기다리고 있다. 맛도 없고 양도 많아 소화의 어려움도 있다. 총 16명의 심사위원 중 참석예정 인원이 성원이 되면 지면으로 미리 읽지 못한 방송사의 TV, 라디오 추천작들이 비디오로 보여진다.



심사위원들은 눈으로는 화면을 보면서 귀로는 멘트를 들으면서 머리로는 점수를 어떻게 줄까 계산을 하면서 도시락을 먹는다. 당연히 소화가 잘 안된다. 왜냐하면 도시락을 먹으면서 동시에 농담조의 촌평 교환으로 다른 심사위원들의 반응까지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사가 끝나고 TV 시청도 끝나면 심사위원장 이효성 교수의 주재로 추천작에 대한 개별토론에 들어간다. 개별토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각 심사위원은 1차 심사결과를 채점해 협회 진행자에게 넘긴다. 심사위원 중 현역 언론인인 경우 자사 추천작은 채점을 할 수 없다.



추천작에 대한 개별토론이 한 차례 이루어진 다음 1차 채점결과가 집계되어 심사위원들에게 전달되며 평점 9점 이상을 받은 추천작은 자동으로 이달의 기자상 수상 후보작이 되며 8점 이상을 받은 작품들은 점수순으로 토론을 거쳐 후보작으로 올릴 지 결정한다.



이후 수상후보 선정작품만을 대상으로 한 두번째 라운드 토론과 함께 수상작 결정을 위한 마지막 심사가 이루어진다. 최종심사는 후보작으로 오른 작품에 대한 수상 여부를 O, X로 표시하며 최종집계후 과반수 이상의 O표를 받으면 수상작으로 결정된다.



제112회 이달의 기자상 추천작은 총 10편. 기자상 추천 비수기인 연말연시가 겹쳐 평소의 추천작수보다 절반이상이 적은 수이다.



총 10편의 추천작 중 8점이상을 받아 1차심사를 통과한 작품은 6편으로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부산 KBS의 '수입 쇠고기에서 납산탄 발견'과 문화일보의 '군필자 가산점제 인터넷 성공방' 2편이 올랐다. 기획보도부문에는 S의 '국책사업장 불량내화재'가 올랐고 지역취재부문에는 광주 CBS의 '교원공제회 호텔부지 매입과정 세금 탈루의혹'이 올랐다. 지역기획보도부문에는 매일신문의 '신빈곤층, 그들은&'과 대구일보의 '20세기 대구사 100년' 2편이 올랐다. 그러나 비수기인 탓인지 1차심사 통과작 중에서도 10점 만점에 9점을 넘긴 작품은 하나도 없었다.



2차심사에서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된 작품은 3편. 취재보도부문 부산KBS의 '수입쇠고기에서 납산탄 발견'이 참석 심사위원 12명 전원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결정되었다. 참고로 부산 KBS의 '수입 쇠고기 납산탄' 보도는 애초에 지역취재 부문으로 추천이 들어왔으나 농축산물 주요 검역시설이 부산에 있어 취재처가 지역이기는 하나 수입 먹거리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는 기사로 전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보도라는 점이 높게 평가돼 지역취재에서 일반 취재보도 부문으로 옮겨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기획보도부문 수상작은 SBS의 '국책사업장 불량내화재' 보도. 이 보도는 특종은 아니나 건교부의 협조를 얻어낸 점과 여수 등 지방 취재까지 하는 등 오랜 기간 정성들여 취재한 점이 기획보도로 높이 평가돼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지역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은 광주CBS의 '교원공제회 호텔부지 매입과정 세금 탈루 의혹' 보도. 이 보도는 거래 단위가 45억으로 별로 크지는 않으나 지방 유지들의 압력이 많고 취재가 어려운 사안임이 평가돼 수상작으로 뽑혔다.



1차심사 통과된 6편 중 최종심사에서 탈락된 3편의 이유는 문화일보 '군필자 가산점제, 인터넷 성공방'의 경우 석간신문의 이점을 십분 활용, 이슈를 발전시킨 점은 돋보이나 취재의 참신성 문제에서 수상에 미흡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매일신문의 '신 빈곤층, 그들은&' 보도는 언론이 빈곤층에 관심을 갖는다는 가치관적인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IMF 이후 유사기획이 너무 많아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일보의 '20세기 대구사 100년'은 향토사학계를 망라한 방대한 기획이나 자료의 평면 나열에 그친 점과 사회문제점을 파헤치는 언론 본연의 관점이 정리돼있지 않다는 점이 미흡하게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