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한 해를 보내면서 국민은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이 얼마나 '지당한' 명제인지를 절실히 깨달았다. 그러나 정작 '누가,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는 그동안 많은 선택지가 놓여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언론개혁시민연대(상임대표 김중배)가 펴 낸 책 '시민의 힘으로 언론을 바꾼다'는 그 많은 선택지 중에서 '시민의 힘'을 해답으로 골랐다. 그리고 '시민이' '힘을 모아' 언론을 바꾸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먼저, '이유'에 대해서는 김학천 건국대 신방과 교수와 김영호 전 세계일보 편집국장이 정리했다. 김 교수와 김 전 국장은 '언론개혁의 방향과 시민언론운동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권두대담에서 "언론과 정치권력은 공생관계이기 때문에 정치권이 언론개혁을 주도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규정하고 "시민사회가 응집해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방법'에 대해서는 14명의 언론인 언론학자 언론운동가가 각 분야별로 정리했다. 신문사 세습 지배구조는 어떻게 개혁하고, 미디어 교육은 어떻게 제도화하며 새롭게 제기되는 퍼블릭 엑세스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 지 등 언론 개혁에 산적한 난제들을 이들은 각각 신문·방송개혁운동, 수용자운동, 대안매체운동 등의 주제별로 이론적 토대와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는 언론개혁에 대한 서울시민의 '화답'도 실려있다. 지난해 12월 언개연-한길리서치 조사에서 서울시민 1000명 중 960명이 '언론개혁이 필요하다'고 답했던 설문 결과는 앞장에서 얘기했던 언론운동의 이론과 실천에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김중배 언개연 대표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살아 숨쉬는 운동성을 숙명으로 하는 언론의 성격 상 언제나 출발점을 재발견해야 한다"면서 "이 책의 발간이 언론운동의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개연의 언론바로보기 시리즈 두 번째로 펴낸 이 책은 언개연이 그동안 시민권리찾기 작은 책 시리즈로 발간했던 '정보공개 길라잡이', '신문개혁 길라잡이', '언론피해구제 길라잡이' 등이 부록으로 실려 있어 언론개혁 총서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