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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노조위장 '사장과 동반퇴진' 사표

퇴진운동 새 국면···권 사장 '물러날 수 없다' 반려

김 현  2000.11.13 12: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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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민경중 노조위원장이 권호경 사장과 동반퇴진을 촉구하는 사직서를 내면서 권 사장 퇴진운동이 급류를 타고 있다.



사장경영평가제 무산에 이어 권 사장이 새천년 민주당에 '축 총선승리'라는 화분을 보낸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이번 퇴진운동은 노조가 권고한 권 사장 퇴진시한을 넘긴 28일 민 위원장이 사의를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민 위원장은 이날 오후 권 사장에게 직접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화분 사건의 의도 여부를 떠나 문제가 불거진 이상 CBS에 재직하는 것 자체가 회사에 불명예"라고 말했으며 권 사장은 이에 대해 "나는 재단 이사회에서 임명한 사람이고 아직 CBS에 할 일이 남아있다"며 사직서를 반려했다.



이 날 오후 사장의 사과 담화문을 사내에 게시할 예정이었던 간부들도 갑작스런 사직서에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한 고위 간부는 "이런 노조 전략도 있었느냐"며 "전례가 없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조영훈 기조실장은 "이번 화분 사건은 권 사장이 언론계 풍토를 잘 모르는 목회자 출신인 점을 감안해서 해프닝 정도로 넘겨주길 바랄 뿐"이라며 "노사협의회와 경영평가위원회를 재개해서 대화로 풀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민 위원장이 사의를 밝힌 대자보 내용 중 'CBS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가 준비하고 있는 마지막 카드가 쓰여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대목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 위원장은 "아직은 말할 단계가 아니지만 권 사장을 퇴진시킬 수 있는 법적 대응방안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1월 31일 '사장 해임결의안'을 재단 이사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