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개표방송 '치열'
'차별화' 자신…시청률 순위 뒤바뀔까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 입력
2012.12.19 14:33:51
1위 KBS(15.3%), 2위 MBC(10.1%), 3위 SBS(8.9%). 지난 2007년 대선 개표방송의 시청률 성적표다. 이번 대선도 지상파 3사의 대선 개표방송 경쟁이 치열하다.
파업의 후유증이 큰 MBC와 지난 총선 때부터 강세를 보여 온 SBS의 순위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11총선 개표방송에서는 SBS가 MBC를 누르고 2위로 떠올랐다. 3차에 걸친 대선후보 TV토론 중계에서도 두차례 MBC를 앞질렀다.
3사는 각각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개표방송을 선보이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KBS와 MBC는 최신 장비를 선보이고 SBS는 콘텐츠를 강화해 승부를 건다.
|
 |
|
|
|
▲ KBS 개표방송의 진행을 맡은 박은영 아나운서, 황상무 앵커, 엄지인 아나운서, 김진희 아나운서(왼쪽부터). (KBS 제공) |
|
|
KBS ‘미디어 파사드’ 주목KBS는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를 내세운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 광화문 사옥 외벽을 대형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영상기법인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오후 6시 출구조사 결과를 띄울 예정이다.
또한 여의도 메인스튜디오와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특설무대를 잇는 2원 생방송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 메인스튜디오는 청와대와 광화문 등을 배경으로 한 9종류의 가상 세트로 꾸며진다. 후보 캐릭터를 활용한 3D 그래픽 영상도 준비 중이다.
당선자 예측 발표 시점도 관심사다. KBS는 자체 프로그램인 ‘디시전K’를 통해 개표 완료 이전에 당선자를 예측해 발표하고 있다.
또 주요 후보의 실시간 동향과 각 캠프 움직임, 투·개표 상황 등을 첨단 방송장비로 생중계하고, 김진수 해설위원과 정치평론가 등으로 구성된 패널진이 이번 선거에 대한 분석을 전한다.
선거방송의 메인 진행은 4·11총선에 이어 황상무 앵커가 맡는다. 황 앵커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12시간 동안 생방송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며 “KBS의 신뢰성과 정확성, 신속성에 역점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
|
|
|
▲ MBC가 이번 대선방송에 투입하는 첨단장비 ‘테크노크레인’. (MBC 제공) |
|
|
MBC ‘테크노 크레인’ 투입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1부에 신동호·이언주 앵커, 특집 뉴스데스크에 권재홍·배현진 앵커, 밤 11시 이후에는 황헌 선거방송기획단장을 투입하는 MBC는 다양한 최신장비를 선보인다. ‘선택 2012’ 개표방송에서 특수촬영장비인 ‘테크노 크레인’을 사용한다. 주로 영화 촬영에 동원되는 장비인 ‘테크노 크레인’은 세트 1층과 2층을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역동적인 영상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MBC의 설명이다.
광화문에는 유리로 만들어진 육각형의 야외 세트를 설치해 여의도와 2원 방송으로 진행한다.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의 모든 공식 발언에서 사용된 14만여개의 단어와 78시간의 영상을 분석해 후보자들의 심리를 뇌구조 입체영상으로 보여주는 ‘빅데이터’ 방식도 선보인다.
예능 역량도 투입한다. 개표방송 연출은 ‘놀러와’, ‘나는 가수다2’ 등을 연출했던 신정수 PD가 맡아 예능감각을 살릴 계획이다.
|
 |
|
|
|
▲ SBS의 대선방송 ‘2012 국민의 선택’을 진행하는 김성준, 박선영, 최혜림, 편상욱 앵커(왼쪽부터). (SBS 제공) |
|
|
SBS ‘일목요연 콘텐츠’ 승부3사 중 가장 먼저 오전 9시부터 대선방송에 들어가는 SBS의 대선방송 ‘2012 국민의 선택’도 각오가 남다르다. “앞으로 이 이상의 선거방송이 나오기 어려울 만큼의 획기적인 콘텐츠와 다양한 아이템을 준비했다”고 했다.
그동안 대선방송에서 매 정시에 시도별로만 발표하던 투표율을 오전 7시30분부터 전국 개표단위인 251개 시·군·구와 주요 지역 투표율까지 집계해 실시간 하단 자막으로 투표마감 시간까지 계속 전할 계획이다.
251개 시·군·구의 과거 표심을 비교 가능하게 한 것도 특색이다. 전국 시·군·구의 과거 10~20각 시·군·구의 연령대 분포를 비율로 나타내 그 지역의 투표율이나 후보별 득표율 등과 비교할 수도 있다.
각 선거마다 승부의 바로미터가 된 ‘족집게 지역’과 대선 후보의 연고지와 사연 있는 지역 등 화제지역을 추출해 특표 상황을 인포그래픽으로 제공한다.
3사 공동으로 실시하는 출구조사와 별도로 박유성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등 전문가가 참여한 판정단을 가동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개표 진행 상황에서 유력, 확실, 당선을 예측한다는 계획이다.
앵커로는 김성준·박선영 8뉴스 앵커, 편상욱·최혜림 주말뉴스 앵커 등과 김소원·배성재 아나운서 등이 나선다.
SBS의 한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SBS의 대선방송만 보고 있으면 표심을 일목요연하게 읽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형식과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당선자 잡기 경쟁 승자는?당선자 확정 뒤 어느 방송사가 야외무대로 당선자를 데려오느냐도 관심을 끌고 있다. KBS와 MBC는 광화문 광장에, SBS는 서울광장에 야외무대를 설치했다. 당선자의 일정상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많으나 각 방송사들은 상대방의 전략을 탐색하며 소리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7년 대선 때는 이명박 당시 당선자가 MBC 대신 SBS의 야외무대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김고은, 양성희, 장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