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연일 독과점 및 불공정 논란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언론들은 네이버를 ‘슈퍼 갑(甲)’으로 지칭하며 인터넷 중소업체들에 피해를 입히고 온라인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질타하고 있다. ‘문어발 재벌’, ‘공룡’, ‘약탈자’ 등의 강도높은 표현도 쏟아낸다. 여당도 과도한 시장지배력을 지적하며 규제를 위한 ‘네이버법’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기획 시리즈 등으로 강력하게 비판하는 양상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11일~22일 5차례에 걸쳐 ‘온라인 문어발 재벌 NAVER’라는 제목으로 무차별 사업 확장으로 인한 독과점을 비판했다. 11일 기사에는 “NHN이 급성장한 건 독과점 파워를 이용한 무차별적인 사업 확장 때문”이라며 “맛집 소개, 음원 유통, 부동산 중개 등에 차례로 뛰어들어 강력한 마케팅과 저가 전략을 바탕으로 기존 영세업체들을 고사시킨다”고 밝혔다.
네이버 계열사가 4년 새 26개에서 52개로 늘어난 것도 70~80년대 재벌 행태와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은 “인터넷 골목 상권에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이유는 ‘불공정한 검색’ 때문”이라며 “과거 재벌의 문어발 확장 때처럼 자신들의 독점력과 자금력, 인적 자원을 통해 기존 중소 인터넷, 벤처기업들의 성장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도 지난달 11~13일 ‘창조경제 발목 잡는 공룡 네이버’란 제목의 기획 3편을 연재했다. 중앙일보는 네이버를 ‘벤처 아이디어의 포식자’로 빗대며 “네이버의 독점을 막을 브레이크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앙은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가 메마른 것은 창업에 나선 젊은 기업가들의 아이디어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뒤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아 새싹을 고사시키는 네이버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12일 사설에서는 “네이버의 독과점 횡포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있다”며 “신생 벤처기업들을 보듬고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찾지 않는다면 사회적 반발과 규제의 역풍에 휘말려 자칫 공멸의 길로 들어설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매일경제도 9~11일 3일간 ‘약탈자 네이버’ 기획 기사를 보도했다. 매일경제는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자신의 테두리 안에 모든 것을 갖춰 놓고 사용자를 가두는 `가두리` 방식 포털 운영은 현 정부의 국정철학인 `창조경제` 구현을 가로막는다는 말도 나온다”면서 “한국 경제가 네이버에 갇혔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도 11일 ‘공룡 네이버 어떻게 해야 하나’란 기획을 내고 △검색시장 독점 △사이버 골목상권 침해 △미디어로서 여론 왜곡 문제를 꼬집었다. 동아일보도 ‘온라인 甲 네이버 등 포털 개혁...인터넷 경제민주화法 만든다’등의 기사로 네이버법과 공정위 조사 등을 통해 포털에 대한 본격 개혁 작업이 이뤄지는데 적극적인 입장을 비치고 있다.
보수 언론 및 경제지 등의 하나된 목소리에 한겨레는 “‘협공 카르텔’을 형성한 듯한 이들의 행보에 사업적 동기가 작용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조중동매 4개 신문이 비슷한 내용으로 십자포화를 퍼붓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며 “언론계 안팎에서는 ‘연합 전선’의 이면에 온라인 뉴스 유통망을 장악한 네이버를 압박해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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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3일 서울 강남구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에서 열린 '공정과 상생의 인터넷 사업을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
네이버 등에 대한 불만이 잇따르자 새누리당은 ‘네이버법’ 등을 화두로 계속 제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23일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 대형 포털 및 중소 인터넷 업체 대표들을 초청해 ‘공정과 상생의 인터넷 사업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서울 강남구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터넷 기업들은 포털의 독과점으로 인한 피해와 악화된 사업 현실 등을 토로했다.
이 자리에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수직계열화와 단가 후려치기, 문어발식 사업 확장, 아이디어 탈취, 언론사로서의 편집권 행사 등이 포털의 문제”라며 “포털의 시장 독과점과 과도한 지배력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9월 정기 국회에서 공정한 질서와 협력을 위한 입법 등 제도를 추진할 것”이라며 “상생하는 온라인 사업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11일에도 당 정책연구소 여의도연구소와 함께 ‘인터넷산업, 공정과 상생’을 주제로 한 간담회를 개최해 인터넷 포털의 문제점과 개혁방안 등을 토론했다.
NHN 김상헌 대표는 간담회에서 “중소업체 대표들이 말하는 것을 직접 들은 것은 처음”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획기적인 상생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