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태극기 논란
조선 만평 "내팽개쳤다"에 네티즌 "걸려서 놓친 것" 항의
김상철 기자 | 입력
2002.02.27 13:54:40
“김동성이 태극기를 내쳤다고?”
지난 21일 김동성 선수가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실격 판정으로 금메달을 빼앗기자 이에 대한 비난과 함께 ‘태극기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직접적인 비난은 지난 22일자 조선일보 만평에 모아졌다. 초판에 실린 ‘조선만평’은 쇼트트랙 편파판정 문제를 다루면서 “지고도 이겼다는 ×이나, 이기고도 졌다고 국기 팽개치는 ×이나”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 홈페이지를 비롯, 인터넷에 네티즌들의 분노의 글이 쏟아졌다.
김 선수가 태극기를 내친 것이 아니라 스케이트 날에 걸려 놓치게 된 것이라는 주장과 이를 입증하는 동영상이 퍼졌고 조선일보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만평은 시내판에서 미국의 편파판정 문제를 다룬 내용으로 수정됐다. 이 과정에서 조선일보 홈페이지에는 화백 명의로 “확인 못한 내용을 나름대로의 잣대로 확대 해석해 대단히 죄송하다”는 글이 게재됐으나 조선일보가 뒤이어 “만평은 20판부터 교체됐으며 화백 명의의 사과문은 화백의 이름을 도용한 이의 글이었다”고 밝히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관련 기사에서 실격 판정 당시 상황을 “김동성은 순간 이성을 잃은 듯 태극기를 떨어뜨리고 고무패드를 발로 걷어찼다”고 보도했다. 23일자 기사에서는 “레이스에서 완벽하게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실격을 당해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태극기를 던진 것에 대해 깊이 뉘우치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김 선수의 해명을 싣기도 했다.
22일자 신문의 경우 세계 중앙 한국일보 한겨레 등은 ‘태극기를 내려놓고’라고 보도했으며 경향신문은 관련 사진 설명에서 ‘태극기를 바닥에 던진 뒤’라고 썼다.
조선일보는 23일자 사설 ‘뒤틀린 애국오심’에서 “네티즌들의 분노를 십분 이해하지만 심한 욕설이나 ‘반미’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김동성 선수가 태극기를 내던진 것은 흥분상태라 해도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고 언급해 또다시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편 김동성 선수는 24일 기자회견에서 ‘태극기 논란’과 관련 “실격 판정을 받자 팔이 축 쳐졌다. 태극기가 워낙 크다보니 스케이트 날에 걸렸고 그래서 놓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철 기자 ksoul@journalist.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