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북미회담] 끼니 거르며 취재 강행군…한국 기자들 인기

[2차 북미 정상회담 현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첫 만남을 가진 27일 저녁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앞은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수십명의 취재진만이 폴리스라인 밖에서 생중계를 하거나 대기 중이었지만, 두 정상이 만나기로 한 시각이 다가옴에 따라 베트남 현지인과 여행객 등이 몰려들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첫 만남이 열린 27일 저녁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 앞에 취재진과 여행객, 현지인 등이 모려 북새통을 이뤘다. (하노이=김고은 기자) 회담을 약 한 시간 남겨두고는 호텔 앞 도로만이 아니라 네 방향 도로가 모두 통제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취재진과 구경꾼들이 인도에서 도로로 내려섰고, 그 좁은 틈을 뚫고 지나가는 오토바이들까지 더해지면서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됐다. 베트남 공안 경찰이 통제를 하긴 했지만, 아예 펜스로 막힌 호텔 정문 앞 도로를 제외하고는 통제가 느슨한 편이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취재진들은 치열하게 자리 경쟁을 벌이며 스탠바이에 들어갔고, 현지인과 여행객들은 그 모습을 흥미롭게 구경하며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저녁 614분쯤(현지 시각), 경찰차 사이렌 소리를 시작으로 두 정상의 차량 행렬이 이어지면서 취재 경쟁은 본격화됐다. 현지인과 여행객들도 일제히 스마트폰과 카메라를 꺼내들고 촬영을 시작했다. SNS로 라이브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취재진이 아닌 일반 시민들까지 촬영 경쟁에 가세하면서 사진 기자와 카메라 기자들 사이에선 렌즈를 가린다며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하지만 세기의 회담에 관한 높은 관심은 누가 더하고 말고 할 게 없었다.

 

회담 예정 시각 5분여를 남겨두고 두 정상이 모두 호텔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사진 기자들은 카메라를 내리고 급하게 마감을 하기 시작했다. 철통 보안 탓에 두 정상의 모습을 사진에 담지 못했다는 탄식의 소리도 흘러나왔다.

 

북미회담에 관한 높은 관심은 언론이고 말고 할 것이 없었다. (하노이=김고은 기자)

일반 시민들과 여행객들도 스마트폰과 카메라 등을 꺼내 정상회담 차량 행렬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하노이=김고은 기자) 더팩트의 임세준 기자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기다렸는데 비스트(트럼프 대통령의 차량)’조차 찍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임 기자는 이날 호텔에서 조식을 먹은 뒤 한 끼도 먹지 못했다고 했다. 다른 기자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현장에서 뻗치기를 하는 기자들은 식사를 거르거나 근처에서 샌드위치를 사다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국제미디어센터에서 기사 마감을 하는 기자들 역시 파리바게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 베트남에 와서도 그 흔한 쌀국수 한번 제대로 사먹지 못하는 게 현실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고된 일정을 보내느라 기자들은 녹초가 됐지만, 하노이 현지에서는 그런 우리 기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임혜준 연합뉴스TV 기자는 26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용열차로 도착한 동당역에서 취재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현지 인터넷 언론에 소개 기사가 나가기도 했다. SBS 뉴미디어제작부의 박수진 기자는 비디오머그를 새긴 헤어밴드와 민트색 의상으로 시선을 모으며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일반 시민들이 현장에서 중계를 준비 중인 기자들에게 기념촬영을 요청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연합뉴스TV 임혜준 기자가 동당역에서 취재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베트남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한편 하노이 현지에서는 취재진만이 아니라 국내 연예인과 정치인 등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개그맨 남희석씨가 채널A의 탈북민 출연 토크쇼 이제 만나러 갑니다촬영차 26일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호텔 앞을 찾았고,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과 최성 전 고양시장 등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릴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하노이/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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