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독립성 강화를 골자로 개정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EBS법)을 두고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이 지난해까지 총 7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법 시행 이전 청구돼 각하로 결정된 1건을 제외하곤 6개 사건이 심판 회부돼 심리가 진행 중이다. 청구인들이 위헌이라고 지목한 방송3법 각 조항들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방송3법에 헌법소원을 청구한 대부분은 야권 인사로 분류되며 지난 정부 시절 임명된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을 비롯해 개정 방송법의 적용을 받는 방송 사업자 등이다. KBS와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일부 이사들은 각 이사회를 법 시행 후 3개월 내 새로 구성토록 하고 현 이사들은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의 부칙을 문제 삼았다. 개정 방송3법은 각 공영방송 이사 수를 확대하고, 추천 주체를 다양화하도록 규정했다. 해당 방송법과 방문진법은 각각 지난해 8월26일, 9월9일 공포·시행됐다.
그해 11월12일 김병철·지성우·차기환 방문진 이사 3명은 방문진법 부칙 2조 등에 대한 위헌확인 소송과 함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기존 이사회 경과조치가 담긴 부칙을 비롯해 이사 추천 주체가 명시된 방문진법 6조 4항도 심사 대상이다. 앞서 9월 KBS 이인철 이사 등 야권 이사 6명도 방송법 부칙에 대해 헌법소원과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이들 이사는 “방송법상 KBS 이사 임기는 3년인데 결과적으로 임기가 단축되는 셈”이고 “직업 수행의 자유와 방송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인철 이사는 11월19일 추가로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된다. 심사 대상은 방송법 총 11개 조항으로 KBS 편성위원회·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사추위)·보도책임자 임명동의제 설치 및 의무화 등에 대한 내용이다.
다만 이들 이사는 부칙에 명시된 시한을 넘어 임기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당초 11월(KBS), 12월(방문진) 개정 방송법에 따라 이사회가 재구성돼야 했으나 이사 추천 단체 기준 등을 정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구성 지연으로 후속조치가 이행되지 않은 까닭이다. 기존 KBS 이사의 경우 법원 판결로 임명이 취소될 수 있다는 변수도 남아있다. 앞서 2024년 8월 KBS 전·현직 이사 5명은 방통위원 2명만으로 새 이사를 추천한 것은 위법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방미통위 전신)와 대통령을 상대로 신임 KBS 이사 임명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KBS 박장범 사장과 김우성 부사장이 지난해 9월26일 청구한 헌법소원도 심리가 진행 중이다. 심사 대상인 방송법 부칙 제2조 3항은 ‘KBS 사장, 부사장 및 감사는 이 법 개정 규정에 따른 후임자가 선임 또는 임명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 사장 측은 자신들의 임기를 사실상 단축하는 조항이고, ‘직업 선택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YTN과 최대주주 유진이엔티는 각각 11월13일과 21일 방송법 같은 조항을 두고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추위 의무화’ 조항(방송법 20조)과 ‘법 시행 후 3개월 내 새 대표자 및 보도책임자 임명 전까지 직무 수행’(부칙 3조) 내용을 문제 삼았다. 현행 방송법상 YTN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합의를 거쳐 사추위를 설치해 운영규칙을 정하고, 정관에 기재해야 한다. 이와 관련 YTN은 “민영방송에 대한 경영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개인의 재산권과 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청구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KBS와 YTN 구성원은 “방송법 취지에 반하는 행태”라며 사측의 헌법소원 청구에 대해 반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당시 헌법소원을 청구한 이사, 사장을 향해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어 “방송법 개정은 공영방송의 독립을 권력의 선한 의지에 기대지 않고 제도적으로 보장하자는 20년에 가까운 투쟁의 결과”라며 “자리보전해보겠다고 헌법소원과 가처분을 내고 시간을 끌수록 KBS는 하루하루 망가질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