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황하나 마약 관련 제보로 시작된 취재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직접 만난 세 명이 마약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마약 범죄는 개인의 일탈이나 안전의 문제를 넘어, 한순간에 사회를 무너뜨리는 구조적 범죄라는 걸 배웠다.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조직적 마약 유통 구조를 추적하던 중, 그 정점에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인 박왕열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살인 전과로 복역 중이었음에도 국내에 마약을 지속적으로 유통하며 여전히 범죄를 확장하고 있었다.
2023년 4월, 첫 필리핀 현지 취재는 완전히 실패였다. 교도소 접근은 제한됐고, 촬영 역시 불가능했다. 그러나 현지 인맥과 제소자 접촉을 통해 박왕열을 대면할 단서를 쌓아갔고, 수개월에 걸친 시도 끝에 공식 촬영 허가를 받아냈다. 마침내 박왕열과 마주한 자리에서 그는 살인과 마약 유통을 ‘사업’이라 주장하며, 피해와 죽음에 대해 어떠한 죄책감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며 범죄를 합리화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취재진은 그의 발언과 실태를 공개할지 깊이 고민했다. 보도 이후 감수해야 할 위험은 분명했고, 실제로 협박과 위협이 이어지며 신변 보호까지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이 구조를 드러내지 않는다면 또 다른 피해가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보도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결국 3월 박왕열의 국내 송환으로 이어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마약 중독에 무너지고 있기에 언론은 끝까지 악을 조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