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부족은 부실선거" 67%… 재선거 여부엔 '찬반 팽팽'

한국갤럽 조사서 전면 재선거 찬성 44%, 반대 48%
'투표지 부족 사태' 이 대통령 직무 부정평가도 급등

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 대해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불만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그로 인한 후폭풍 영향이 절대적으로 컸다.

한국갤럽이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조사해 1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전반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0%가 ‘만족하지 않는다(불만족)’고 답했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28%였으며,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지지하는 정당에 상관없이 불만족하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한국갤럽은 “승패에 따라 나뉜 과거와 사뭇 다른 기류”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전반적인 승리를 거둔 4년 전 지방선거 당시엔 국민의힘 지지층의 80%가 만족,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62%가 불만족했다.

선거 결과에 불만족한 사람(597명)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투표용지 부족 사태’(18%)가 1위를 차지했다. ‘부정선거’(13%), ‘선거 과정 문제/부실 관리’(6%), ‘선관위 문제/선관위 불신’, ‘선거 공정성 훼손’(이상 4%)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문제와 선거 공정성 관련 지적이 약 절반(48%)에 달했다.

/한국갤럽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부실한 선거 관리, 참정권 침해 문제’(이하 부실선거), ‘불법적 선거 개입, 부정선거 시도 증거’(이하 부정선거)라는 두 가지 시각을 제시하고 어느 쪽에 더 가깝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전체 응답자의 67%가 부실선거라 했고, 25%는 부정선거라 답했다. 넷 중 한 명은 이번 사태를 부정선거로 본다는 의미다.

특히 정치 성향이 강한 보수에서 부정선거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한국갤럽의 정치 성향 5단계 분류에 따른 ‘매우 보수적’ 응답자의 59%가 부정선거라고 답했다. 다만 ‘약간 보수적’에서 ‘매우 진보적’에 해당하는 대다수 응답자에선 부실선거란 응답이 부정선거보다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70대 이상(32%)과 30대 이하(28%)에서 부정선거라 답한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40대는 81%가 부실선거라 답했다.

30대 이하는 ‘전면 재선거’ 찬성 60% 넘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어떻게 보느냐와 별개로 재선거 여부에 대해선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전면 재선거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44%가 찬성했고, 48%가 반대했다. 재선거 찬성은 국민의힘 지지층(62%)과 성향 보수층(57%)에서, 반대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65%)과 진보층(64%)에서 많았다.

한국갤럽은 “이 사안은 단순히 진영 간 대립 구도로 보기 어렵다”면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부정선거로 보는 사람들(248명) 중 79%, 부실선거로 보는 사람들(671명) 중에서도 33%가 전면 재선거에 찬성한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에서 전면 재선거 찬성 여론이 60%가 넘었고, 40대 이상에선 반대가 더 많았다.

전국 주요 대학 총학생회들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를 규탄하는 취지의 시국선언을 동시다발로 진행한 10일 서울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대통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갤럽이 주간 단위로 조사하는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서 긍정 평가 응답이 직전 조사 대비 7%p 떨어지며 올해 들어 최저를 기록하고 반대로 부정 평가는 7%p 오르며 올해 최고치를 나타냈는데, 부정 평가 이유로 첫 손에 꼽힌 것이 바로 ‘부실·부정선거/선관위 문제’(16%)였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대통령이나 정부가 관여할 수 없고, 그래서 투표용지 준비 같은 선거 관리 업무 역시 대통령의 직무와 무관하지만, 그럼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또한 대통령 혹은 정부의 책임이라고 보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비가 안 와도 대통령 책임이라고,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그에 대해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선관위가 저렇게 사고 쳤는데 ‘나하고 상관없어. 통제할 수 없는 곳이니까’ (할 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는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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