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지주사와 계열사 등 5개사가 회생절차를 신청한 여파로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선언한 중앙일보가 16일 1370억원 규모의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즉시 갚아야 할 회사채를 두고 유동성 위기설이 나오자 중앙일보는 17일 공식 입장을 통해 일축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회사채 4개 종목에 대해 총 1370억원의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기한이익상실은 채무자의 신용등급 하락 등이 있을 때 채권자에게 만기 전이라도 빚을 갚으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발생하는 계약 조항이다. 중앙일보는 앞서 회사채 계약 당시 신용등급이 1단계 이상 하락하면 기한이익이 상실한다고 명시했는데, JTBC 채무불이행 등의 여파로 중앙일보의 신용등급까지 떨어지며 이 조항이 적용됐다.
중앙홀딩스와 JTBC,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중앙 등 중앙그룹 5개사가 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관련 채권을 매수한 개인 투자자 손실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이날 기한이익상실 공시가 된 후 회생절차 신청사가 아니었던 중앙일보의 유동성 위기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왔다. 앞서 중앙일보는 법원이 주도하는 회생절차가 아닌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일보는 이에 대해 이날 17일 입장문에서 이번 기한이익상실이 자사의 지급 능력과는 무관하고, 일부 사모사채에서 발생한 기한이익상실이 다른 채권에 기술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밝혔다. 워크아웃 절차상 개별 상환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도 했다.
중앙일보는 “최근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15일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사모사채 1건(50억원)에 대해 EOD를 통보받았다. 이에 따라 16일 공모사채 4건과 사모사채 1건(74억원)에 대해서도 계약 조건상 기술적인 ‘크로스 EOD’가 발생해 공시를 진행하게 됐다”며 “해당 공모사채와 사모사채는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았다. 이번 EOD 관련 사안은 중앙일보의 실질적인 지급 능력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중앙일보는 관련 절차에 따라, 채권자 간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에 응할 수 없다는 점을 알려드린다”며 “현재 중앙일보는 주채권은행과 워크아웃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는 기업회생을 신청한 중앙그룹 5개사 대표이사들에 대한 심문을 23일 진행할 예정이다. JTBC가 신청한 ARS(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을 받아들일지도 검토 대상이다. ARS는 법원 관여 없이 채권자와 채무자가 자율적으로 구조조정 협의를 하도록 최대 3개월 간 회생절차 개시여부 결정을 미루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