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끝나지 않은 세금잔치 '어촌뉴딜'

[제431회 이달의 기자상] 윤경재 KBS창원 기자 /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윤경재 KBS창원 기자.

최근 어촌 마을을 찾으면 마을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어촌 한가운데 번듯한 건물이 새로 서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건물들은 하나같이 텅 비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2019년 시작한 어촌뉴딜300 사업의 결과물들이었습니다. 시설들은 쓰임새를 찾지 못하고 있었고, 주민소득 사업은 제대로 진행되는 곳이 극히 드물었습니다. 각 마을당 평균 100억원씩, 전국 3조원이 쓰인 사업은 이렇게 겉만 채우고 속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경남의 어촌뉴딜 선정 마을들을 모두 찾아봤습니다. 예상은 늘 그렇듯, 한 치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전국 3조원, 경남에만 57개 마을에 평균 100억원씩 5700억원을 들였지만, 건물 곳곳은 텅 비었고, 소득 창출과 관광객 유입이란 장밋빛 전망은 빗나갔습니다.


취재 뒤, 해양수산부는 사업 활성화를 위해 건물의 용도 변경을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즉각 지침을 개정했습니다. 기반 시설 활용을 위해 후속 관리 인력을 각 어촌에 배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엄격한 사후 평가 결과를 신규 공모 사업에 반영해 부실을 줄이고, 사업지 선정에 산하 기관 출신 인사를 전면 배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세금을 쓰는 일에 있어 어촌은 어느 정도 성역화돼 있습니다. 어촌의 소멸 위기는 너무나 자명하고, 어촌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대는 충분히 이뤄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예산, 잘 쓰여야 합니다. 아무도 쓰지 않는 건물과 아무도 오지 않는 시설에 수십, 수백억원이 쓰여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 실제 어민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사업, 그도 안 되면 어민들에게 표면적인 수익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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