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보도, 저널리즘 기본 원칙 지킨 모범사례
제43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11개 분야에 걸쳐 총 64편이 접수됐다. 심사 대상 보도 시점이 지방선거 시기와 겹쳐 응모 총량은 예년보다 적었지만, 제출된 기사들의 완성도가 높아 수상작을 가리는 데는 다른 회차 못지않은 심사 시간이 걸렸다. 현장을 뛴 기자들의 고민과 노고의 흔적을 작품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취재보도1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연합뉴스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보도가 대표적이다. 이 보도는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떠오른 선거관리위원회 문제를 가장 먼저, 정확하게 제기했다. 기자가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사
[이달의 기자상]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투표용지가 다 떨어져서 투표를 못하고 있다는데, 가서 확인해 보자. 헐레벌떡 달려간 그곳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할 수 없게 된 데 항의하는 목소리로 한껏 달아오른 현장을 마주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전에도 앞으로도 내가 이런 현장을 취재하는 일은 없겠지. 매 순간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날의 현장이었습니다. 역사에 기록될 장면 속에 들어와 있다는 마음으로,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모든 것들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바삐 담아 보도했습니다.온라인에 자신이 경험한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이 시대에는 뉴스 기사보다
[이달의 기자상] 최다 관중의 그림자, 야구장 폐기물
지난해까지만 해도 저 역시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관중석에서 음식을 먹고, 맥주를 마시고, 쓰레기를 버려왔습니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야구장에 들어서면 배부터 고프니, 일회용기에 포장된 음식들을 들고 들어가곤 했죠. 야구를 좋아하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일입니다.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경험은 경기가 끝난 뒤 마주하게 되는 쓰레기 산이었습니다. 팬이자 기자로서 문제의식을 품고 있었으나 정치부에 있던 지난해까지는 제가 직접 다룰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습니다.3월 스포츠부로 자리를 옮긴 뒤 폐기물 문제부터 빠르게 들여다…
[이달의 기자상] 천안 지적장애 중학생 집단폭행 사건
다시는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취재는 한 중학생 아버지의 절박한 제보에서 시작됐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중3 아들이 중학생 7명에게 2시간가량 집단폭행을 당했고, 가해 학생들이 달팽이를 먹이고 옷을 벗겨 불법 촬영까지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피해 학생의 진술을 토대로 아버지와 함께 주차장과 코인노래방, 건물 옥상, 공원 등 폭행 장소를 찾아다녔습니다. 여러 차례 CCTV 제공을 거절당했지만, 건물주와 관계기관을 설득한 끝에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영상을 확인하던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아이
[이달의 기자상] 결혼 앞둔 새내기 소방관의 죽음
취재 후기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이번 취재는 일선 경찰서의 광주소방본부 조직문화 개선 촉구 집회 신고서 한 장에서 시작됐습니다. 소방공무원들이 직접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야만 했던 이유를 파헤치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취재진은 끈질긴 추적 끝에 7개월 전 단순 변사로 묻힐 뻔한 20대 여성 소방공무원의 비극적인 사망 사건을 최초 보도했습니다.실상은 회식 강요와 사적 심부름 등 차마 말 못 할 직장…
[이달의 기자상] 히든: 검은 돈의 혈관 대포통장
사기꾼이 합의하자고 먼저 나타나지 않는 이상 피해금은 잃어버린 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대포통장을 이용한 주식투자 사기 사건 피해자 김모 씨를 만나기 위해 3월 서울 관악구 한 빌라를 찾았을 때 집주인인 70대 노인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는 김 씨의 장인이었다. 정확히는 전(前) 장인이었다. 김 씨는 수년 전 사업에 실패한 뒤 이혼했지만 집을 구하지 못해 주소지만 노인의 집에 올려놨다. 노인도 김 씨를 보지 못한 지 10년은 됐다고 했다. 경찰로 일하다 은퇴한 노인 역시 수년 전 수천만 원을 잃은 사기 피해자였다. 그가 사기 사건
[이달의 기자상] 도시기본계획의 허구
막상 출품하려니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행정기관이 도시군기본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주민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기사를 쓰면서, 정작 그 삶의 현장은 비중 있게 다루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습니다. 도시기본계획의 허구 기획보도를 위해 2016~2025년 사이 작성된 경기도 31개 시군별 도시군기본계획을 전수 분석하고, 문제점과 궁금증을 정리했습니다.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면서 그 밑그림은 왜 이렇게 엉성할까. 엉성한 밑그림은 어떻게 번지르르한 사업으로 포장됐나. 번지르르한 사업에는 얼
[이달의 기자상] 누에고치 소녀들
이번 다큐는 우연히 접한 웹툰 한 편에서 시작됐습니다. 1932년 11월7일, 대전에서 일본 자본 군시제사(현 군제)를 상대로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고,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10대 소녀공들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일본 자본에 맞서 조선인 최초로 승리까지 거둔, 잊혀서는 안 될 지역의 소중한 역사였습니다.몇 주간 관련 자료를 모았지만 제대로 된 사료가 없어 포기하려던 찰나, 1996년 대전시 역사편찬위원회가 발표한 학술논문 한 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구자를 어렵게 만났지만, 그 논문 외에 이를 뒷받침할 증언도 기록도 국내엔 남아…
MBC '삼성역 철근 누락' 보도, 시민 안전문제 고발로 기관 감사·진상규명 이끌어
제429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9개 부문에서 70편의 후보작이 출품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번 회차는 권력을 감시하고, 국민의 일상적 안전을 지키려는 기자 정신이 돋보이는 수작들이 많아 심사위원들의 고심이 깊었다.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 공간을 조성하는 영동대로 복합개발 현장에서 기둥의 주철근 2570개가 누락된 사실을 밝혀낸 이 보도는 단순한 시공 오류를 넘어 시민의 안전 문제를 고발했다. 지방선거 국면에서 안전이라는 화두를 제시했고, 이를 통해 관련 기관에 대한 감사…
[이달의 기자상] 김용남 국회의원 후보 '차명 대부업 운영 의혹'
오늘도 크게 소득은 없습니다.이번 취재에서 자주 오갔던 말입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들이 발표되면서 재산 신고 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검증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김용남 후보의 재산신고서에서 작은 의문 하나를 발견했고, 수많은 판결문과 추가 자료, 관계자 등 취재를 거듭한 끝에 '차명 대부업 의혹' 보도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정치부 기자는 매일 현안과 데일리 기사를 처리합니다. 그 속에서 검증 취재를 별도로 이어가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늘 마음속에 새기는 원칙은 '단독 기사 1건 뒤에는 보도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