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언론사는 무엇인가
A 언론사 B 기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한 후 기사를 작성했다. 필요한 그래프와 이미지 역시 AI를 활용, 제작해서 본문에 삽입했다. 기사 초안에 대한 교정교열을 AI에 맡겼고 AI가 추천해 준 몇 가지 제목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문구를 살짝 다듬어 사용했다. 이렇게 완성된 기사는 A 언론사 홈페이지에 업로드되었다.가상의 이야기지만, 흔히 있을 법한 상황이다. 이 사례와 관련해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보겠다. 첫째, 이 기사에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라는 표시를 달아야 할까?…
미디어 조직의 AI 전환,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바이트댄스가 새로운 인공지능(AI) 영상 모델인 시댄스(Seedance) 2.5를 공개했다. 국내 출시 기준으로는 2.0 모델 공개 후 불과 5개월 만이다. 인물과 배경이 일관된 장면을 대화와 효과음까지 입혀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이미지 한 장으로 30초 길이의 원테이크 영상을 생성하고 장면 안의 특정 영역만 골라 편집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일관성 유지의 어려움이나 디테일한 수정의 불편함 같은 한계를 내세우며 인간의 자리를 지켜보려는 시도는,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무너지고 있다. 아직 남아 있는 한계예를 들어 대형 스크린 타
타오르고 잠기는 땅 위에 세우는 800조의 신기루
지역을 기록해 온 지 여러 해다. 지명과 풍경만 다를 뿐, 가만히 들여다보면 전국 각지에 비슷한 이야기가 많다.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송전탑이 세워지고, 누군가는 그것을 성과라며 자축하고, 사람은 뒤로 밀려나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성장을 최고로 여기는 사회에서, 농촌이 삶의 기반임을 망각한 채 반복적으로 희생시켜 온 역사다. 요즘 흔히 듣는 메가프로젝트에 얽힌 장면도 그 연장선에 있다.6월29일 이재명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를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남광주에는 80
상상력으로 하는 심의
내가 정보공개심의위원을 맡고 있는 한 공공기관에서 얼마 전 심의 요청이 왔다. 이번에도 서면심의였다. 이미 몇 번이나 대면심의로 열어달라고 요청했던 터였다. 위원들이 다른 지역을 오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서면으로 하는 것이라면 화상회의도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어김없이 또 서면심의다. 이번에는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이의신청 경위와 담당 부서의 비공개의견서는 있었지만, 정작 청구인이 공개해 달라고 한 그 자료가 빠져 있었던 것. 심의를 위해 자료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부서에서 줄 수 없다고 했다. 물건을 봐야 공개할지 말지를 판단할…
지역방송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광주특별시)에는 지상파 방송국이 7개가 있다. 생각보다 많다고? 맞다. SBS 민방 계열사인 광주방송(KBC)을 제외하고 KBS와 MBC에 각각 3개 사가 운영 중이어서 모두 7개 방송국이 광주특별시를 관할구역 삼아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KBS는 광주에 있는 총국이 순천과 목포의 지역국을 관장하는 직영국 형식인데, 총국이 인사와 예산을 담당하기 때문에 지역국은 사실상 지부에 가깝다. 반면에 MBC는 광주, 목포, 여수가 동등한 계열사 지위를 갖고 있다. MBC는 서울의 본사를 제외하고 전국 16개 시도에 같은 위
AI 알고리즘 거버넌스
지난 10년간 한국 언론은 포털의 알고리즘과 씨름해 왔다. 네이버는 2018년부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운영하며 뉴스 추천 방식의 주요 팩터를 공개해 왔다. 물론 이 실험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었다. 알고리즘은 스스로 학습하며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특정 시점의 검토 결과가 다음 순간의 알고리즘을 온전히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뉴스 유통의 주요 창구인 포털이 자사의 핵심 자산인 알고리즘을 외부 검증에 맡기고 그 설계 논리를 공개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는 뉴스 콘텐츠 공급자인 언론에 대한 설명책임 차원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와 화려한 독주, 지워진 '살림'과 젠더의 자리
6월29일, 이재명 정부가 반도체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 첨단 산업 전략,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정치권이 연일 뜨겁다. 특히 호남권 중심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두고서 대구경북 정치권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정치권 내에 지역주의 논리가 작동하다 보니, 정작 이 메가프로젝트가 초래할 수 있는 문제나 사회적 파급 효과에 대한 비판적 논의는 일정 정도 밀려난 듯하다.이재명 대통령이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던 현장을 두고,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한 유튜브 채
지역주의에 기생하는 정치
고속도로가 반드시 여러분들 마을 앞을 지나가지 않는다 해도, 이 도로가 지나가는 연변에는 많은 연관 효과가 일어난다. 이것은 도로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만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 오늘날 우리 경제가 나날이 빠른 속도로 성장 되어가고 있는데, 경제 성장이라는 것은 반드시 공장을 많이 짓고 생산을 많이 하는 것만으로 모든 목적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1968년 9월 경부고속도로 기공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여론을 향해 한 말이다. 그때도 개발의 수혜가 직접 우리 마을에…
뉴스의 AI 활용,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사진이나 영상을 뉴스에 사용해도 될까. 된다면 허용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찬반을 따질 겨를도 없이 현실은 이미 질문을 앞서고 있다. 지상파종편 할 것 없이 국내외 주요 이슈를 다루는 메인뉴스에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열병식 뉴스에 등장해 주목받은 AI 영상은 올해 4월 이란에서 작전 중 격추된 미군 전투기 조종사 구출 작전 뉴스에서, 그리고 5월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우리나라 상선 피격 뉴스에서도 사용되었다. 이때마다 AI 영상 사용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AI 영
방송, 잘 만들수록 손해인 구조 벗어날 수 있을까
어떤 산업은 잘할수록 손해를 본다.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수록 적자가 쌓이는 한국 방송이 지금 그렇다. 19일 공표된 2025년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을 살펴보면 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2025년 방송사업매출은 18조6495억원으로 3년 연속 줄었고, 방송광고매출은 한 해 만에 12.3% 빠졌다. 지상파는 3년 연속 영업손실에 적자 폭마저 커졌다. 방송이라는 산업을 지탱하던 광고라는 기둥의 붕괴가 가파르다. 따져 보면 방송 콘텐츠는 그 자체로 돈을 벌어 본 적이 드물다. 좋은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주목을 모으고, 그 주목이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