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LG 취업청탁 리스트 입수
좋은 학교, 좋은 직장 모두 맘 먹기에 달렸더라. 아들(고교생)이 취업절벽을 걱정할 때면 희망을 잃지 말자고 응원했다. 이 땅의 모든 부모가 그럴 것이다. LG 채용비리 사건은 그래서 죄질이 몹시 좋지 않다. 국민 대부분은 LG 정도면 글로벌 기업에 걸맞는 공정한 룰을 갖췄을 것이라고 기대할 것이다. 재계에서 이미지가 가장 좋은 기업이기도 하다.그래도 대기업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요. 지난 2019년 겨울, LG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제보를 접하고 소름이 끼쳤다. 비자금 조성, 배임, 횡령, 단가 후려치기, 갑질…
[이달의 기자상] 외국인 탈세 의심거래 224조
단지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모진 고문을 당한 아버지는 여생을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그 상황의 그릇됨을 끝까지 물었던 것은 그의 친구였던 기자뿐이었다. 기자가 된 딸에게 아버지는 문제가 있는 상황에 대해 끊임없이 물어보는 것이 기자의 일이라는 조언을 건넸다.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 외국인 TRS(총수익스와프) 탈세 의심거래 보도는 그렇게 시작됐다. 지난 4월, 탈세의 온상이라는 지적을 받던 CFD(차액결제거래)가 과세 대상이 됐다. 보완점을 살피던 중 CFD보다 폭이 더 넓은 상품인 TRS로 시선을 옮겼다. 취재 과정에서 외
[이달의 기자상] 젠더 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보이지 않는 것을 점검하는 일은 가능한가. 젠더 데이터, 빈칸을 채우자 5회 기획 기사를 준비했던 지난 6월, 이 질문에 수시로 붙잡혔다. 이번 취재는 확실히 그간의 작업과 달랐다. 비판이 아니라 발견에 가까웠다. 비판의 대상은 이미 존재하지만, 발견의 대상은 내가 찾아내야만 존재한다. 여성이 처한 현실을 읽어내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아직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 겉으론 매끈해 보이지만 은밀한 차별을 품고 있는 데이터를 발견해 독자 앞에 펼쳐놓아야 했다.시작은 출산(전후)휴가 사용률이었다. 임신한 여성 노동자에게 출산휴가는 당연한 권
[이달의 기자상] 장애 교원 부족 실태
장애인과 교사, 두 단어를 쉽게 조합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장애인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모습을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이도 마찬가지로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실제로 장애 교원은 적습니다. 약 5000명. 법적 장애인 의무 고용률은 3.4%지만, 장애 교원 5000명으로 이 비율을 채우기는 불가능합니다. 교육 당국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물어보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단 느낌이 강했습니다. 교육청은 임용시험에 지원하는 장애인이 적다, 교대와 사범대는 장애인 지
[이달의 기자상] 우리 앞바다에 쓰레기 쓰나미가 온다
인천경기는 바다와 친숙한 지역이다. 인천경기를 둘러싸고 있는 서해 경기만이 있기 때문이다. 인접해있는 바다를 이용한 항만 등 해양산업이 발달해있는 만큼 인천경기 지역에 있어 해양쓰레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다. 경인일보 기획취재팀이 해양쓰레기를 대주제로 잡은 이유였다.인천경기 앞바다는 '육상기인', '해상기인', '해외기인' 등 우리나라 해양쓰레기 발생원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동안 해양쓰레기 문제를 다룬 기사들은 많았지만, 인천경기 앞바다를 특정해 집중적으로 현장을 찾아 그 실태를 총
[이달의 기자상] 부산시민공원 기름 오염 정화 부실
외할머니는 생전에 조선 놈들 욕을 많이도 하셨다. 정확히는 가난했던 시절에 대한 넌더리였다. 우리 조선 놈들 정말 못 살았다. 자존심 구기는 일도 먹고 살려고 하는 수 없이 전부 했다며 옛 시절 생각에 치를 떨곤 했다.이 레퍼토리에는 항상 미군이 언급됐다. 하야리아 부대 입초를 서고 있는 미군에게 동네 꼬마들이 다가가 기브 미 쪼꼬레뜨하면, 군인들이 씩 웃으며 미리 준비한 초콜릿을 나눠줬다는 바로 그 이야기다. 부대 주변에 형성된 판자촌과 기지촌, 미군 식료품을 얻어다 팔던 것이 이름의 기원이라는 국제시장까지 욕의 대상이었다. 할머
[이달의 기자상] 무늬만 에너지밸리… 생산지 세탁 의혹
에너지밸리, 한국형 실리콘 밸리를 표방하며 붙인 이름입니다. 배밭에 혁신도시를 조성하고, 한국전력공사라는 국내 최대 전력공기업이 들어서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광주와 전남 지역민들, 특히 청년들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습니다.그리고 몇 년 뒤, 한전과 전라남도는 에너지 관련 기업 500개 유치에 성공했다며 에너지밸리가 성공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홍보했지만, 실상은 속 빈 강정이었습니다. 에너지밸리인 나주 혁신도시의 전력 기자재 업체 상당수가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생산지를 속여 납품했고, 고용 인원마저 속이
[이달의 기자상] 전자신문 '머지포인트 미등록 영업 논란' 등 8편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최영재 한림대 교수)는 제372회(2021년 8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전자신문의 머지포인트 미등록 영업 논란...금감원 실태조사 직접 나섰다 등 8편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29일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2층 언론연수센터 강의실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 ◇경제보도부문△전자신문 경제금융증권부 이형두 기자 머지포인트 미등록 영업 논란...금감원 실태조사 직접 나섰다 外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경향신문 산업부 조미덥이유진 기자 장애인도 소비자다△한국일보 사회부 김영
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 자극적 영상 배제하는 취재윤리 돋보여
한국기자협회 제37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9개 부문 72편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14편이 2차 평가를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숫자로 보면 12대1의 경쟁률이다.10편이 출품된 취재보도 1 부문에서는 MBC의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와 SBS의 이용구 법무차관 택시기사 폭행영상 및 거짓증언 요구정황 보도가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됐다.MBC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보도는 권력기관의 조직적인 은폐를 낱낱이 파헤치면서도, 인권 차원에서 자극적인 영상을 배제하는 취재윤리가 돋보였다. SBS 법무차관
[이달의 기자상]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10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고, 절반 이상을 사회부에서 보냈습니다. 사건 사고를 쫓다 보니 안타까운 기억들이 많습니다. 참혹한 시신도 봤고, 끔찍한 현장에도 있었습니다. 여러 가슴 아픈 상황들을 목도했지만, 이번 사건은 정말 충격과 분노 그 자체였습니다.제보를 받자마자 다른 취재를 뒤로하고 이야기를 들으러 갔습니다. 고인의 부모님과 가족들을 차례로 만나 여러 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했습니다. 유가족들은 고인이 겪었던 마지막 80여 일, 그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소상히 털어놓았습니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사건이 단순한 개인적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