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린 대국민 사기극 '전세자동차 원카'
‘전세자동차’란 새 사업구조에 대한 의구심에서 시작된 6개월 간 취재와 기사 보도가 이달의 기자상 수상까지 이어졌습니다. 유명 연예인의 TV 광고, 특허를 받은 영업방식, 보증금 전액을 돌려준다는 지급보증서 등. 전세자동차 업체 ‘원카’가 수백억원 규모 계약을 맺으며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려 내세웠던 것들입니다. 그런데 하나하나 뜯어내 속을 들여다보니 대부분 허울뿐이거나 실체가 없는 사기나 다름없었습니다. 원카와 계약을 맺은 수많은 피해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단체 채팅방 등에 모여 피해 사례나 구제 방안을 논의하거나 관련 고발·소
성매매 집결지 '완월동' 100년의 뿌리를 뽑다
‘성매매 집결지’라는 주제가 기자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은 아닙니다. ‘n번방’처럼 성범죄의 새로운 모습도 아닐뿐더러 2000년대 초반부터 수도 없기 보도되어 독자에게 피로감이 높은 주제입니다. 이러한 무관심 속에서 업주 주도하에 한반도 최고(最古), 전국 최대 성매매 집결지 부산 ‘완월동’은 아파트 개발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1910년대 일제가 만든 완월동은 경찰과 지자체의 묵인 속에서 평균 5층에 달하는 규모로 형성됐습니다. ‘한창일 때는 돈을 갈퀴로 쓸어모았다’는 업주들의 말이 증명하듯 그 높은 건물은 ‘성 착취’로 쌓아올려진 것
21대 총선 특집
‘식물 국회’ 혹은 ‘동물 국회’. 20대 국회를 수식하는 말이다. 20대 국회는 정말 엉망이었을까? KBS 탐사보도부에 총선 특별팀이 생기게 된 출발점이었다. 무엇보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입법부에 대한 감시 결과를 내놓는 일은 언론의 책무라고 생각했다.‘의정 보고서’ ‘비례대표’ ‘공약’ 세 부분으로 나뉘어 취재는 진행됐다. 시작은 조각나있는 국회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일이었다. 의정 보고서 619건, 예산확보내역 1만6759건, 비례대표가 대표 발의한 법안 3475건 등을 전수 조사했다. 현장이 아닌 문서 더미를 누비는 건
추적단 불꽃 ‘텔레그램 성착취 추적기’ 문제의식·열정으로 이슈화… 새 언론 전형 보여줘
출품작 모두가 역작이었다. 현장에서 열정과 땀으로 일군 수작이 많았다. 수상작은 당연히 탁월한 역작이었고 아쉽게 탈락한 출품작도 발군의 작품이었다. 그만큼 선정과정이 녹록지 않았다. 제355회(2020년 3월) 이달의 기자상 후보에는 총 41편이 응모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는 한겨레신문 사건팀이 출품한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등 6편을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했다. 특히 조주빈 검거로 사회 관심사로 떠오른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해서는 최초 문제 제기에서 마지막 주범 검거까지 집요하게 파헤쳤던 대학생 기자단 ‘추
텔레그램 성착취 조주빈 검거 이후
지난 3월16일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의 핵심인 박사 ‘조주빈’이 검거됐습니다. 이는 한겨레 특별취재팀이 지난해 11월 ‘텔레그램에 퍼진 성착취’ 기획 보도를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의 절반의 달성이었습니다. 특별취재팀의 나머지 절반의 목표는 조씨의 범죄 행각을 낱낱이 고발해 그가 응당한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특별취재팀은 블록체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와 협업해 경찰이 파악한 범죄수익 외에도 박사의 암호화폐 계좌에 수억원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조씨가 검거 한달 전까지도 여성들을 유인해 성착취 범죄를 일으킨
‘텔레그램 성착취’ 추적기
안녕하십니까. 추적단 불꽃입니다. 언론사에 소속되지 않고 상신도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상 소식을 듣게 돼 놀랐습니다. 기자를 꿈꾸는 학생으로서 한국기자협회 특별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는 지난해 7월부터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 기간 ‘기자란 무엇인가’를 매일 고찰했습니다. 텔레그램 ‘n번방’ 미성년자 성착취 실태를 기사로만 소비할 것이냐, 경찰에 신고해 사건에 개입할 것이냐 기로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되돌아보면, 고민 자체가 사치였습니다. 그 방 안에는 실시간으로 피해를 입는 피해자들이 있었습니다. n
조세정의 시리즈
최소 수억원의 세금을 안 내거나(체납), 안 내려고 꼼수 쓴(포탈) 사람들을 관대하게 처벌하는 법과 제도를 고발했습니다. 체납과 포탈에 관대한 사회는 ‘나쁜 부자’에게 관대한 사회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고액의 세금은 고액의 자산이나 소득이 새로 생겼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저희 보도는 ‘나쁜 부자’ 봐주는 ‘법과 제도’에 대한 고발입니다. 빵 한 조각 훔친 장발장은 감옥에 넣지만, 지능적으로 수백·수천 배의 돈을 빼돌린 사람은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저희 취재는 이 통념이 2020년 납
임대아파트 옆 도시벽지학교
부질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기사 첫 문장 떼기 전 목표를 적어 넣곤 합니다. ‘도서 벽지 학교’ 기사에선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단순화하지 말 것, 포괄적일 것, 혁신적일 것, 아름다워야 할 것.가닿지 못할 목표, 역시 조금 성공하고 많이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세상의 복잡성을 섣불리 축약하지 않고, 고민을 한 치라도 더 깊이 밀어 나가고, 종이로 펼치는 기사의 첨단을 실험해 보고 싶다고, 마음먹을 수 있었던 것만은 행운입니다. 한 주 한 주 비슷한 마음으로 잡지를 만드는 한겨레21 편집장과 구성원 덕분입니다. 어느 작은 학교가 있다
국회감시 프로젝트 K ‘의원과 법’
4년에 한 번, 만사 제쳐두고 투표장을 찾는 이유는 일 잘하는 인물을 뽑기 위해서일 겁니다. 이렇게 뽑은 20대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법안, 보도 당시 2만2000건이 넘었습니다. 한 명당 68건. 외견상 일을 많이 한 것처럼 보였는데, 과연 내실은 있었을까요? 시작부터 고난의 행군이었습니다. 2만여건 법안의 제안 이유와 주요 내용을 파일로 정리했는데, 워낙 양이 많다 보니 컴퓨터는 자꾸만 버벅거렸습니다. 눈은 침침하고, 어깨는 결리고, 안 아프던 허리까지 말썽이었습니다. 그렇게 꼬박 5명이 일주일 넘게 매달리고 나서야 법안을 모두…
대구 한마음 아파트 초유의 코호트 격리
‘아파트에서 나가지 못하고 있어요. 코호트 격리된 것 같아요.’ 아파트 전체가 코호트 격리됐다는 제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코로나19 가짜 뉴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던 때라 이 표현을 써도 될지 상당한 고민을 했습니다. 새벽 시간에 대구시, 질병관리본부, 그 어디에도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제보자의 증언과 사진 자료, 관리사무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사건을 재구성해야 했습니다. 팩트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90여명의 신천지 신도가 모여 사는 아파트에서 46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루, 이틀 만에…